추미애 외면한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택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원식(오른쪽)·추미애 후보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선거전에서 '추미애 대세론'이 깨졌다.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추 당선인이 고배를 마시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과 함께 친명(친이재명)주도의 당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의원이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의총 전까지 정치권에서 '명심'을 앞세운 추 당선인의 우세가 점쳐졌다. 양자 대결에서 추 당선인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명심이 추 당선인에게 쏠렸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었다.

이날 발생한 이변을 두고 정치권에선 추 당선인의 장점인 '투쟁력'이 현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추 당선인은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강력하게 견제를 함으로써 지지층에게 환호를 받았다. 특히 추 당선인은 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상황은 다르다. 이번 총선에서 거대 야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은 이미 의회 내에서 수적우세를 확보했다. 이에 추 당선인이 내세운 투쟁력이 아닌 대외적 명분을 축적함과 동시에 향후 민주당이 표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합리적 정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적 우위로 표결을 강행할 경우 민심의 역풍 역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투쟁보다는 합리적 행동파로 우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앞으로의 국회는 정말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올바른 일이 있으면 여야 협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의장단 선거 결과가 친명계 일색인 민주당에 대한 당내 반발이 표출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상 박찬대 원내대표 추대, 추미애-조정식 단일화 과정에서 명심이 작용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이 대표 독주에 대한 민주당 내 반발이 작용한 것이란 주장이다. 이날 이 대표는 경선 결과에 대해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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