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코인 사면 고수익 얻어" 대구경찰, 256억원 투자사기 조직 검거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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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2  |  수정 2024-05-21 10:32  |  발행일 2024-05-22 제8면
동남아 3국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거점 둔 투자사기 조직 37명 검거

고수익 해외 취업 미끼로 한국인 속인 뒤 미얀마로 밀입국시켜 조직에 가담시키고 감금 후 범행 강요

오픈채팅방 등 활용해 투자금 받아 환급 요구하면 잠적
비상장 코인 사면 고수익 얻어 대구경찰, 256억원 투자사기 조직 검거
피해자 308명으로부터 256억원 대 투자사기를 벌인 조직이 운영한 미얀마 해외 콜센터 모습. 대구경찰청 제공.
비상장 코인 사면 고수익 얻어 대구경찰, 256억원 투자사기 조직 검거
투자사기 조직이 고수익 해외 취업을 미끼로 한국인들을 속인 뒤 미얀마로 밀입국시키고 있는 모습.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이 가상 자산 투자로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300여 명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가로챈 투자사기 조직을 검거했다.


대구청 형사기동대는 미얀마와 라오스·태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투자사기 조직을 만들고, 피해자 308명에게서 256억 원 상당을 가로챈 총책 A씨 등 37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사기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또 다른 총책 B씨 등 6명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현재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씨 등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사람들을 속여 비행기표를 구매해주고 태국으로 오도록 한 후, 버스와 배를 이용해 미얀마로 밀입국시켜 범죄조직에 가입시켰다. 이후 이들에게서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하고 사기 범행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한국인 19명을 구출했고, 대구청은 구출된 사람들이 한국에 입국한 직후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조사 결과 범인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무작위로 사람들을 유인한 후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초대 링크를 무작위로 발송해 사람들을 모았다. 오픈채팅방에 참여한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조직원들은 카카오톡 대포계정을 이용해 주식과 가상 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일대일 채팅방 초대 링크를 보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는 채팅방으로 유인한 후 특정 앱을 설치하게 했다. 범인들은 투자 관련 라이브 방송을 보거나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면 현금으로 인출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실제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며 2~3개월 가량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수익금 1억6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고, 피해회복을 위해 범죄수익금을 계속 추적 중이다.


대구청 관계자는 "최근엔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이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유인하는 등 범행 수법이 나날이 치밀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대구 경찰은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 사기 범죄를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은 약 2천100건이 발생했고, 피해금액은 2천억 원에 달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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