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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일호<작가·특수교사> |
"삐빅~"
저는 요즘 학교 주차장 입구에서 통학버스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수학교에는 특수교육 대상자들의 편의를 위한 통학버스가 있어요. 차량마다 운전기사님들과 통학 실무원이 배치되어 있고, 대구 시내 이곳저곳을 다니며 학생들의 등하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통학 부서에서 노선을 짜고, 차량을 배치하고, 운행을 지원하는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우리 학교에는 여러 대의 버스가 있습니다. 대구 동구, 북구, 수성구 등등 노선별로 대구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을 태워서 학교로 옵니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보호자와 함께 정해진 시간과 정류장으로 나와 버스에 탑승합니다. 운행하는 동안 버스 안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바깥 구경을 하기도 하죠.
학교 주차장에 진입하는 승용차들과의 혼잡을 막기 위해 교통 통제를 하는데요. 모든 버스는 꼭 저를 지나쳐야 합니다. 수고하시는 기사님들께 목례를 하고 창가로 보이는 친구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듭니다.
처음에는 수업에서 만난 학생이 차에 타고 있어서 서로를 알아채고 반가워서 인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창밖으로 내다보는 아이들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다 하나둘씩 인사에 반응하는 녀석들이 많아졌습니다. 활짝 웃기도 하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날리기도 합니다. 무심한 듯 손바닥만 보여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자기 반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데도 복도를 지나다 마주치면 알아봐 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물론 멀뚱히 쳐다만 보는 친구도 있지만요.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손 한번 가볍게 흔들었을 뿐인데 반응해 주는 친구들이 참 고맙습니다. 이제는 자기가 꼭 해야 하는 일인 것처럼 눈도 마주치기 전에 먼저 손부터 흔들고 있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참 착하고 대견한 것 같습니다. 웬만한 비타민 음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우리 친구들은 어떨까 싶네요. 그날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나에게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손짓 하나로 아이들의 하루가 조금이라도 행복해진다면 기꺼이 계속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맞이하는 첫 시작에 작은 기쁨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제 날씨가 점점 더워집니다. 덥다고 인상 찌푸리며 아이들을 맞이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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