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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12일 오후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 여당 소속 위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
여야가 타협 없이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거대 야당이 입법 폭주에 시동을 걸었고, 여당은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로 맞대응에 나섰다. '한 지붕 두 살림'인 셈이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개최해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독단적인 국회 운영에 상임위를 보이콧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민주당은 당론 1호 법안인 해병대원 특검법과 함께 방송 3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을 6월 임시 회기 중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표결도 이르면 13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민주당 소속으로 채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특위'를 가동하며 맞불을 놨다. 이날 부안 지진, 북한 오물 풍선, 종합부동산세, 초3 교감 욕설 및 폭행사건 등의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재정·세제개편, 교육개혁, 노동, 재난안전 4개 특위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정상적 의정 활동이 어려워지자 집권 여당의 이점을 활용한 당정 협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함께 정책을 발표하거나 시행령을 통한 대응으로 '민생' 이슈를 방어 또는 선점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입법으로 뒷받침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 때문에 고심도 적지 않다. 국회 보이콧이 이어질 경우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입법 독주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에 대해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의회 독재·독주의 마약을 맞은 것 같다"며 "반쪽 의장이 만들어낸 반쪽 국회가 입법 폭주의 면허증을 받은 양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현재의 '반쪽 국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 분위기는 물러서지 말자라는 분위기"라며 "아무리 다수당이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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