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래 문밖에 세워둔 낮달에게…쌀알만 한 꿈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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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4  |  수정 2024-06-14 08:20  |  발행일 2024-06-14 제17면
'일상 관찰' 박숙경의 세 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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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경 지음/달아실/136쪽/1만1천원

2015년 '동리목월' 여름호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박숙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박 시인의 시집에는 다양한 자연과 우리 주변 풍경을 담은 시가 담겨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호들갑 떨지 않고 차분하게 바라본다.

"소공원 벤치에 노인 몇 나란히 앉아/ 폭염보다 더 뜨거운 고독을 뜯어내는 중이에요 / 고독은 삼각형, 꼭짓점은 무엇이든 끌어당겨요 /어디선가 달려온 소낙비 한줄기 넘어지고/ 절룩이 모여 여름을 견디는 풍경이라고나 할까요"(시 '절룩' 중)

발문을 쓴 전윤호 시인은 "자신이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기나긴 시행들과 현란한 언어들을 동원해 읽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시인들과는 다르다. 박숙경의 차분함은 큰 미덕"이라고 평했다.

박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다양한 계절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시도 주를 이룬다. 특히 '4월'이 자주 등장한다.

"해가 뜨기 전 노을을 / 해가 다 저문 후에 다시 쓰는 하늘의 이치를 / 사월에 다다를 즈음에 알았어요"(시 '다음 역은 사월입니다' 중)

"넝쿨장미 향기와 까치 발자국과 줄지은 개미와 떨어져 밟힌 오디는/ 서로 수혈을 하는 중이다"(시 '그리하여, 숲이라 말하는' 중)

박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시집을 준비하면서 하나의 메시지만을 염두에 두진 않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희망"이라며" 비록 복잡다단한 세상이지만 쌀알만 한 꿈 하나 지니고 있다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했다.

군위 출신인 박 시인은 시집으로 '날아라 캥거루' '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가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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