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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미술관 특별기획전 'AnyWay' 포스터.<시안미술관 제공> |
시안미술관(경북 영천 화산면)은 오는 8월25일까지 특별기획전 'AnyWay'를 개최한다.
참여작가인 김채연, 류은미, 이이영은 일상 속 순간의 모습들을 작품 속에 녹여내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낙관적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일상을 탐구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 혹은 우주의 무한함 등 개인이 맞설 수 없는 거대함에 주눅 들지 않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긍정적 자세로 살아가자는 생각을 바탕에 두었다.
전시명 'AnyWay'는 사전적 의미인 '여하튼' 등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어느 길'이라는 뜻도 품고 있다. 현대인에 대한 단상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일상을 벗어날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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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미술관에 김채연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작품 속 캐릭터는'우기(雨氣)'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관람객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
김채연 작가는 '우울'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우기(雨氣)'라는 캐릭터로 관람객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김 작가는 도시의 바쁜 일상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우기'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종이 박스 위에 그려진 '우기'와 도시의 풍경들은 '아파트'라는 직육면체 공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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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미 '정의' |
류은미 작가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인간이 표현하지 못하는 언어에 집중해 눈길을 끈다. 류 작가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과연 '제2의 언어'들이 해결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류 작가의 작품 속에 표현된 소통의 매개체들은 우리의 언어처럼 직설적이진 않지만, 관람객들에게 '소통 부재의 결과는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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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영 '첫 눈' |
이이영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을 선보인다. 주택가 벽면, 도로 위 안전펜스 등 일상생활 속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다. 그의 작품들은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들지만 작가만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이미지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일각을 오롯이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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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미술관 2층 전시장 벽면에 자리한 김채연 작가의 스케치 위에 관람객들이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
한편,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적극적 참여가 가능해 눈길을 끈다. 미술관 2층 전시장 벽면에 김채연 작가의 스케치가 있는데, 관람객은 스케치 안에 여러 색깔의 스티커를 붙이며 자신만의 색을 채워 넣을 수 있다. 시안미술관의 해당 프로그램은 미술관에선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지역 예술의 저변을 넓히기 위함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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