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 보이는 '필리버스터 정국'…與野 쟁점법안 대치 악순환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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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29  |  수정 2024-07-28 17:12  |  발행일 2024-07-29 제1면
與 방송4법 저지 위한 필리버스터 나흘째

방송4법 필리버스터 시간 역대 두번째 기록될 듯

대치 정국 이어지면 20대 국회 기록 넘어설 전망

개원식도 못 연 22대 국회, 필리버스터 반복 유력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사흘연속 계속된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교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방송4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은 3시간마다 번갈아 가며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사흘연속 계속된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교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방송4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은 3시간마다 번갈아 가며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가 무더위에 지친 국민을 더욱 짜증나게 한다. 민생 법안은 내팽겨치고 쟁점 법안을 둘러싼 대치만 거듭하고 있다.


거대 야권의 입법 폭주,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하세월이다. 개원식도 열지 못한 22대 국회가 난장판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야권이 강행하는 '방송 4법'을 저지하기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가 28일 나흘째 진행됐다. 29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면 30일 오전쯤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서 방송4법은 모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1시 8분에 시작된 3차 필리버스터를 29일 오전 중 종결시키고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방송4법 중 마지막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면 국민의힘은 4차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필리버스터는 오는 30일 오전쯤 종료된다.


방송4법 필리버스터 시간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2일까지 192시간 27분 동안 진행된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다. 지난 25일 오후 5시 29분부터 시작된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30일 오전 5시 29분에 종료되면 108시간에 이른다. 22대 국회 시작하자마자, 21대 국회가 4년간 열었던 약 102시간의 필리버스터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대치 정국이 계속될 경우 22대 국회는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인 20대 국회(4년간 약 269시간)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필리버스터 정국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권은 7월 임시국회에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정국이 불가피하다. '양곡관리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 여당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쟁점 법안도 산적해 있다.


결국 거대 의석을 등에 업은 야권이 입법을 강행하고,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맞서는 모습은 22대 국회에서 일상이 될 전망이다. 여당 입장에선 필리버스터 외에 선택지가 없다.


또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야권은 단독으로 처리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야권은 대통령 거부권을 비난하며 쟁점 법안을 수정해 재발의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가 끝을 알 수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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