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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에코둥지 흥림산 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장, 무장애나눔길, 네트어드벤처, 운동장, 집코스터 등의 종합 산림휴양 타운으로 2014년 7월에 개관했다. |
일월면 소재지를 스쳐 주실마을로 가는 길가에 영양 에코둥지 흥림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골짜기 입구가 있다. 수십 개 솟대들의 흥성한 환대를 받으며 작은 냇물과 함께 임도를 오른다. 골짜기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깊어지고 높아진다. 숲속에 완만한 기울기로 놓인 데크 산책로가 보인다. 슬쩍 휘어진 좁은 길 끝자락에 산림문화휴양관이 보인다. 좁은 길을 슬렁슬렁 휘어들자 골짜기가 탁 열린다.
◆영양 에코둥지 흥림산 자연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은 슬쩍 휘어진 길처럼 슬쩍 곡선이다. 바로 옆에 있는 장난감 같은 박공지붕의 투명한 집은 바비큐장이다. 나무데크 산책로가 휴양관 아래에서 천천히 긴 지그재그로 산 사면을 올라 위로 또 아래로 이어진다. 아기자기하고 어디선가 목동의 풀피리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느낌이다. 영양 에코둥지 흥림산 자연휴양림은 작은 계곡을 따라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장, 무장애나눔길, 네트어드벤처, 운동장, 집코스터 등이 들어서 있는 종합 산림휴양 타운으로 2014년 7월에 개관했다. '영양 에코둥지'는 흥림산 자연휴양림 구역 및 모든 시설을 아우르는 큰 명칭이다.
산림문화휴양관에는 관리실과 11개의 객실이 있다. 더덕실, 산마늘실, 참나물실, 도라지실, 곰취실, 원추리실 등 방 이름도 산나물 이름을 따라 재미있게 붙였다. 대부분의 자연휴양림 숙소는 상태의 차이가 있을 뿐 다들 비슷하게 있을 것 다 있다. 20년 넘게 전국의 휴양림을 다녀본 이는 흥림산 자연휴양림의 숙소를 최상위 중 하나로 꼽는다. 특히 20년 베테랑이나 오늘이 처음인 새내기나 모두 일심동체로 '엄지 척' 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화장실 앞에 세면대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식기와 냄비 등이 모두 스테인리스라는 것.
휴양관 실내에서는 불을 피울 수 없고 바로 옆의 바비큐장을 이용하면 된다. 오는 8월12일부터 9월30일까지 산림문화휴양관 증축 공사로 이용이 불가하다고 한다. 방문 계획 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조금 더 오르면 숲속의 집이 있다. 크게 세 동, 방은 6개로 참나무 둘, 잣나무 둘. 소나무 둘이고 모두 각각의 발코니를 가졌다. 방 안에 들어서면 커다란 창 너머로 발코니와 숲과 하늘이 이어져 공간이 아주 크게 느껴진다. 새소리만 들리는 푸른 세상에서 잠시 햇빛 바라기를 한다.
아래쪽 계곡 너머 목재문화체험관이 보이고, 위쪽으로는 짚코스터가 보인다. 숲속의 집 발코니에서는 바비큐가 가능하다. 한쪽에 빨래건조대와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다. 숯 통과 플라스틱 의자, 테이블 정도다. 가운데 불을 피울 수 있는 둥근 테이블이어서 선술집에서 고기 굽는 기분이 난다. 숯과 철망, 토치 등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어둠이 내리고 별만 총총한 숲에서 '치익' 고기를 구우며 잔을 기울이다 보면 어디선가 홍다리사슴벌레가 나타나 벗이 되어 주기도 한다. 이른 아침 산허리에 걸린 구름을 바라보며 일어난다. 밤새 새삼 싱그러워진 숲을 보며 절로 싱긋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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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목재문화체험장 내 목공체험실에서는 18가지 목공체험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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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림산자연휴양림 네트어드벤처는 로프를 수작업으로 엮고 결속시켜 만든 레포츠시설이다. |
◆ 목공체험부터 전시실까지…목재문화체험관
강아지풀 입에 물고 기적 같은 숲 향기에 싸여 슬렁슬렁 목재문화체험장으로 간다. 영양 에코둥지에서 가장 크고 근사하게 지어진 건물로 A동과 B동이 연결된 형태다.
목공체험실은 A동에 있다. 문을 열자 편백 향기가 진하게 덮쳐온다. 아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실내화도 사이즈별로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다. 목공체험은 5세 이상이면 할 수 있는 색칠하기부터 17세 이상 할 수 있는 도마까지 18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기술교육도 실시하고 있는데 목공체험지도자 2급과 3급 과정이 있다. 이곳은 목재교육센터 지역교육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론시험과 실습과정을 거쳐 자격증이 발급된다. 자격 취득 후에는 전문 교육인으로서 일선 교육현장에서 목공예체험 교육을 진행 및 보조할 수 있다. 2층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고 도미노 놀이, 악기놀이, 음식놀이 등을 할 수 있는 놀이터가 있다. 장난감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B동은 목재문화전시실, 홍보영상실, 미로체험실로 구성되어 있다. 목재문화전시실은 나무와 숲, 목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주실마을 '시인의 숲'에 대한 이야기도 더불어 있다.
미로체험실에는 아주 알차게 꾸며진 플레이 짐이 방 하나를 거의 꽉 채우고 있다. 트램펄린, 미끄럼틀, 그물 터널, 외나무다리, 지그재그 다리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 거리가 가득하다. 어린아이가 있는 엄마들 사이에 키즈카페로 소문나 있는데, 그녀들은 이곳을 흥림산휴양림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키즈카페와 연결된 외부 테라스에 흔들의자가 있다. 흔들흔들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어딜 보아도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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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흥림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방은 6개로 참나무 둘, 잣나무 둘. 소나무 둘이고 모두 각각의 발코니를 가졌다. |
◆ 누리고 놀고, 쉬고 노는 숲
목재문화체험관 옆으로 난 산책로에 오른다. 영양 에코둥지의 산책로 가운데 약 1㎞는 램프 형식의 '무장애나눔길'이다. 무장애나눔길은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교통약자 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산림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복권기금인 산림청 녹색자금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곳곳에 보리수나무가 자란다. 열매가 지천이다. 산책로 너머 숲속에는 '에코둥지 놀자숲'이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에서 계곡 건너 바로 이어지는 위치다. '놀자숲'에는 굉장한 규모의 '네트 어드벤처'가 있다. 그물로 짠 공중부양 놀이터라 할까. 색색의 그물 네트를 겹겹이 쌓아 올린 모습이 거미줄 같기도 하고 요새 같기도 하고 둥지 같기도 하다.
네트 어드벤처는 로프를 수작업으로 엮고 결속시켜 만든 산림레포츠시설로 자연 속에 예술적인 감성을 더해 만들어낸 특별한 놀이터다. 트램펄린과 워크웨이, 풋 브리지, 미끄럼틀 형식의 슬라이드가 결합해 있다. 아이들은 뛰다가 걷다가 구르고, 누웠다가 굴러다니고,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고를 수없이 반복한다. 어른이 타도 재밌는데 꼬맹이들은 얼마나 재밌을까. 네트에 벌러덩 누워 하늘을 보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네트어드벤처는 프랑스의 작은 섬마을에 사는 요트 선수이자 어부인 세드릭 쇼바우드가 고기잡이에 쓰는 네트와 매듭법을 활용해 만든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의 모험심과 창의력을 자극하면서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 시설로 남녀노소 모든 연령대가 안전하고 폭넓게 즐길 수 있다.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위쪽으로 사방댐을 지나면 커다란 주차장 위로 하늘을 휘젓는 집코스터를 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집코스터는 줄에 매달려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놀이기구로 집라인과 롤러코스터가 합해진 형태다. 무동력으로 지형의 경사와 트랙 좌우의 휨 고저를 이용해 상하좌우로 자유낙하하며 이동하는 레포츠 시설로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이용 시 먼저 관리실에서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1회당 청소년 5천원, 성인 1만원으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만 가능하며 키와 몸무게 제한이 있다.
집코스터 옆에는 라온운동장이 있다. 풋살, 족구, 농구 등 소규모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운동장이다. 공을 좋아하는 아이는 공 하나로 온종일을 논다.
영양 에코둥지는 조용하고 느긋하게 숲을 누리려는 이들이 아끼는 곳이기도 하지만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자녀인 경우에는 할인 혜택도 있다. 아이들은 놀다가 쉬고, 놀다가 놀고, 또 논다. '지난번엔 무섭다고 못 타더니 조금 컸다고 이번엔 신났네.' 플레이 짐을 누리는 몸짓에서, 망치를 다루는 손짓에서, 홍다리사슴벌레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네트 위를 달리는 날갯짓에서, 부모들은 아이의 성장을 실감한다.
목재문화체험관 벽면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나무도 사람도 사랑으로 자랍니다.' '나무가 없었다면 숲이 없었다면 사람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아주 오래된 생명의 울림,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글=류헤숙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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