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아파트 시행사 대표 A씨는 지금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거는 말이 있다. '병품아(병원을 품은 아파트)'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동시에 해당 되는 아파트는 분양에 성공한다는 말이다. A씨의 아파트 부지는 초등학교가 붙어 있고, 준종합병원이 인근에 있다.
A씨의 현장은 아직 PF(프로젝트 파이낸싱)자금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시공사는 선정돼 있다. 초품아 단지는 우선 수주 대상이라는 시공사 측의 말에, 지금 같은 대구의 부동산 불경기에도 시공사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A씨는 갖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분양하는 수도권 아파트들이 병품아 단지임을 홍보하는 것을 보면서 병품아 단지에 대한 기대까지 겹쳤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병품아가 아파트 홍보의 주요 수단이 된 지는 제법 됐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다. 나이 들면 병원에 갈 일이 많은데, 인근에 병원이 있는 아파트라면 고령층에게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예 병원을 단지내에 두고 있는 고급 실버타운을 분양하려는 시행사도 있다.
'슬세권(슬리퍼와 역세권의 합성어)'이 아파트 홍보에 사용된 지는 아주 오래됐다. 역세권임을 홍보하는 단지가 넘쳐나자,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역세권이라는 보다 강한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내년에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병품아를 홍보하는 단지는 더 많아질 것이다. 그때는 차별화된 병품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또 다른 신조어가 나타날 것 같다. 그게 뭘지 궁금하다. 김진욱 논설위원
A씨의 현장은 아직 PF(프로젝트 파이낸싱)자금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시공사는 선정돼 있다. 초품아 단지는 우선 수주 대상이라는 시공사 측의 말에, 지금 같은 대구의 부동산 불경기에도 시공사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A씨는 갖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분양하는 수도권 아파트들이 병품아 단지임을 홍보하는 것을 보면서 병품아 단지에 대한 기대까지 겹쳤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병품아가 아파트 홍보의 주요 수단이 된 지는 제법 됐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다. 나이 들면 병원에 갈 일이 많은데, 인근에 병원이 있는 아파트라면 고령층에게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예 병원을 단지내에 두고 있는 고급 실버타운을 분양하려는 시행사도 있다.
'슬세권(슬리퍼와 역세권의 합성어)'이 아파트 홍보에 사용된 지는 아주 오래됐다. 역세권임을 홍보하는 단지가 넘쳐나자,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역세권이라는 보다 강한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내년에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병품아를 홍보하는 단지는 더 많아질 것이다. 그때는 차별화된 병품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또 다른 신조어가 나타날 것 같다. 그게 뭘지 궁금하다. 김진욱 논설위원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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