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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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30  |  수정 2024-08-30 11:57  |  발행일 2024-08-30 제12면

대구 중구 동성로와 인근 지역이 최근 '소품숍 투어'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개성 넘치는 콘셉트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지역민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기자도 얼마 전 대구 소품숍 투어를 다녀왔다. 그중 눈길 가는 다섯 곳을 소개한다. 상점마다 다른 매력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사사로운   
삶의 방식 제안하는 문화스페이스…고즈넉한 감성 돋보여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대구 중구 소품숍 '사사로운'. '사적인 공간을 위한 사려 깊은 물건을 소개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된다.

중구 남성로 '사사로운'은 '사적인 공간을 위한 사려 깊은 물건을 소개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담고 있다.

우드톤의 가구에 차분한 음악이 나온다. 판매 중인 소품엔 어느 글귀가 쓰인 메모지가 놓여있다. 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즈넉한 감성이 살아있다.

펜, 마스킹테이프, 공책 등 문구류뿐만 아니라 독립서적도 판매하는데 책 표지에 주인이 직접 필사한 문장이 붙어 있다.

상점에 구비된 타자기로 방명록도 남길 수 있어 벽엔 타자기로 쓴 방명록이 붙어 있다. 어느 작가의 작업실에 온 듯하다.

주인장은 사사로운이 제품을 소개하는 소품숍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한다.

그런 바람이 잘 반영된 듯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이란 느낌도 든다. 공장식의 공간이 아니라 사사로운만의 섬세하고 온기가 있는 곳이다.

가게 안 쪽에 있는 서재는 레트로 감성이 묻어 있는데, 각종 서적과 LP앨범이 구비돼 있다. 예약할 시 개인 작업 공간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서재 공간 내 비치된 책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고 원하는 LP앨범을 골라 청음도 가능하다. 월요일 휴무.

   신기루잡화점   
"애니메이션 덕후들 모여라"
빈티지 상품 가치 빛나는 곳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물비늘 옆 건물에 위치한 '신기루잡화점'.


물비늘에서 나오면 바로 옆 건물 2층에도 소품숍이 자리해 있다. 빈티지 인형부터 카드팩, 도서, 피규어, 스티커 등 다양한 잡화를 판매하는 '신기루잡화점'이다. 지난해 대구시가 대구 여행 중 방문해야 할 동성로 소재 로컬업체로 선정한 '대구여행상점' 중 한 곳이다.

신기루잡화점엔 산리오, 짱구, 카드캡터체리 등 캐릭터 이미지가 담긴 물건이 특히 많다. 애니메이션 덕후나 동심을 찾고 싶은 이들이 방문하기 제격이다. 그래서인지 2030여성이 대다수인 다른 곳과 달리 손님성별과 연령대도 다양했다.

제품의 대부분은 상점지기가 직접 구해온 것들로 단종됐거나 출시된 지 최소 몇 년이 지난 상품이다. 신기루잡화점 측은 "빈티지 제품은 시간이 흐르는 대로 더 빛나는 가치가 있기에 그런 특성을 이해하는 분들께 권장한다"고 했다.

   물비늘   
파스텔색깔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
해양·자연 테마 판매…"식집사도 환영"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대구 중구 향촌동에 위치한 '물비늘'. 곳곳에 식물이 놓여있고 식물 이미지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다.

1호선 중앙로역에서 대구역까지 걷다 보면 향촌문화관이 나온다. 여기서 더 직진하면 오래된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어르신들도 많다. '이 거리에 소품숍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어느 곳보다 독특한 상점이 있다. 향촌동 동인사 도장집 건물 2층에 위치한 '물비늘'이다.

푸른색과 은은한 파스텔 톤의 제품들이 어우러져 진열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을 바탕으로 한 포스터가 벽을 빼곡히 채우고 있고, 곳곳에 식물이 놓여 있어 더욱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물비늘이라는 이름에 맞게 해양생물과 자연 등을 콘셉트로 한 상품을 판매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엔 네잎클로버 그립톡, 돌고래 열쇠고리, 꽃 그림의 머그컵, 엽서 등이 진열돼 있었다.

제품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직접 그린 그림과 촬영한 사진도 포함된다. 한 번 품절된 제품은 재입고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서 나만의 제품을 발견하고 소장할 수 있다.

3층에서는 식물과 화분을 판매해 '식집사'들이 방문하기도 좋다. 월·화요일 휴무.

   나이스키친   
감각적인 주방용품·희귀주류 판매…생활용품 전시 쇼룸도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나이스키친'. 주로 식기와 주류를 판매한다.


집들이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해결되지 않을까.

동성로에 위치한 '나이스키친'은 주방용품·식료품 잡화점이다. 컵, 접시, 그릇 등 식기와 와인, 맥주, 막걸리 등의 주류를 판매한다.

감각적인 식기로 유명한 브랜드 '크로우캐년'의 제품부터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주류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매장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위치와 더불어 큰 규모로 매일 사람이 붐비는 핫 플레이스다.

최근 건물 2층에 가게에서 엄선한 리빙 소품을 전시·공개하는 '쇼룸'도 열어 볼거리가 늘었다.

집을 꾸미기 좋은 엽서·포스터, 러그, 쿠션, 파8우치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구매 역시 가능하다.

온라인 스토어(nice-kitchen.co.kr)도 운영하고 있어 매장 방문이 어렵다면 해당 사이트에서 주문해도 된다.

   홀리데이비지터샵   
음반·책·문구·포스터 가득
"스태프가 추천도 해드려요"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소품숍 투어, 놀이가 되다(2) 작은 것들을 위한 사려 깊은 공간
대구 문화동 '홀리데이비지터샵' LP 장식장.



대구 중구 문화동 '홀리데이비지터샵'은 도서와 음반, 문구를 주로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 소품숍이다. 예술을 대중과 가까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환한 조명과 깔끔한 매장 곳곳에 예술 서적과 포스터들이 놓여있다. 큰 장식장엔 팝송부터 재즈, 8090 음악의 LP판을 진열해뒀다. 스태프들로부터 책과 LP판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가끔 사진전도 개최하고 자체 굿즈도 있어 구경할 거리가 많다. 도서 및 음반 문구가 주된 상품이긴 하나 의류, 포스터로 만든 액자, LP, 비치타월 등 거의 모든 것을 판매한다.

인근 소품숍 대다수가 낮 12~1시부터 가게를 오픈하지만 이곳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오전에 급하게 선물을 사야 할 때 방문하기도 괜찮고 교동의 술집골목 인근에 있어 저녁 약속 전후로 둘러보기도 좋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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