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독도문예대전] 대상(청소년부 시) 이연주 '섬초롱꽃 이야기'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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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2  |  수정 2024-09-02 08:10  |  발행일 2024-09-02 제14면

섬초롱꽃의 전설을 아시나요?

자주빛 물들인 고운 마음 들킬까봐
하얀 고깔 눌러쓰고
긴 대롱에 의지한 변하지 않는
진실에 오늘도 활짝 웃는다

섬살이가 외로워도
홀로 견뎌낸 시절은
전설이 된 그리움으로
임의 나라를 되새겨 본다

제 이름으로 불리지 못한
긴 세월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얼룩진 삶의 그림자이지만
이제,
살포시 그 그림자 벗어내어
사계절의 당당함을 알리고자 한다

이제와서
누구를 원망하리
잘못되어가는 진실만은
그 뿌리를 거둬들이고 싶다

비좁은 바위틈 사이사이에
피워낸 의지의 역사는
바람이 실어다 준
모래알갱이 하나하나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많은 가지를 내어
우리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인다

살포시 고개 숙인 마음에
자줏빛 영광은 우리의 미래이며
하얗게 내려앉은 햇살은
거룩한 이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이다

섬초롱꽃의 전설을 간직한
독도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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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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