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쉐릴 스투더 심사위원장 "대구국제성악콩쿠르 위상·공정성 보장…세계연맹 가입 멋진 일"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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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5  |  수정 2024-09-04 19:24  |  발행일 2024-09-05 제14면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서 밝혀

"전세계 성악가 더 많이 참가할 것

연맹 요구하는 기준 유지 숙제로

SNS 등으로 활발한 홍보도 필요"
제42회 대구국제성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쉐릴 스투더가 대구국제성악콩쿠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42회 대구국제성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쉐릴 스투더가 대구국제성악콩쿠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제42회 대구국제성악콩쿠르는 올해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 승인을 받으며 그 위상을 더 높이게 됐다. 하지만 WFIMC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대구국제성악콩쿠르 그 자체를 국내외에 알리는 과제가 남아있다. 올해 콩쿠르를 마친 후인 지난 1일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프라노 쉐릴 스투더를 만나 대구국제성악콩쿠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구국제성악콩쿠르가 WFIMC에 가입한 건 어떤 의미가 있나.
"대구국제성악콩쿠르는 공식적으로 '진지한' 콩쿠르가 됐다. 이는 참가자 규모, 공정성, 심사위원 수 등 WFIMC가 요구하는 어떤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 콩쿠르가 공정하고, 중요하다는 것 등을 알기 때문에 성악가들이 콩쿠르에 더욱더 많이 참가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WFIMC 가입은 콩쿠르의 미래를 보장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방향이기 때문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올해로 2년째 참여하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동료 중에는 콩쿠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불공정하고, 예술인들을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드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는 콩쿠르 외에도 항상 과거와 현재의 성악가들을 비교한다. 비평가 등이 우리를 비교하기도 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평가더라도 이는 끔찍한 성악가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콩쿠르를 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적절하게 경험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올해 참가자들을 평가할 때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평가의 핵심은 그 참가자가 가진 '전체'를 보는 것이다. 환상적인 목소리를 가졌더라도 무대에서 존재감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평가할 때 기술, 해석 등의 기준을 세우고 동일하게 평가하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나도 예술성을 보려고 하고, 나는 역할을 잘 묘사해내고, 그 역을 그대로 사는 듯한 성악가를 원한다. 노래 자체에는 특정 인물의 어떠한 면이나 어떤 상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국제성악콩쿠르가 더욱 국제적으로 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도 하고 있지만, 좀 더 SNS 등을 통해 활발하게 콩쿠르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대구국제성악콩쿠르'를 검색했을 때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물론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내가 늘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심사위원이나 참가자를 통해 콩쿠르에 관한 이야기가 잘 알려지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구국제성악콩쿠르가 보완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프로그램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각자에게 맞지 않는 아리아나 가곡을 선택할 경우 그들이 가진 역량을 다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참가자는 한국 가곡, 오페라 아리아를 각각 1곡씩 선보이는데, 다른 언어로 된 가곡이나 아리아를 추가로 하면 더 좋을 듯하다. 다만 본선 연주를 맡는 오케스트라에게 충분한 연습이나 리허설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부터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콩쿠르에서 한국 가곡을 연주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한국 밖에서 한국 가곡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몇 곡은 멜로디가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레이션도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 그 곡들이 국제적으로 알려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는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대구국제성악콩쿠르에 기대하는 점을 말해달라.
"대구국제성악콩쿠르를 통해 앞으로 미래의 우수한 아티스트를 발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 내가 배운 것을 누구에게나 나눠주고 싶다. 나에게 SNS를 통해 연락을 해오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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