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업] '이롭' 박준석 대표·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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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5  |  수정 2024-09-05 07:39  |  발행일 2024-09-05 제13면
의료 현장서 떠오른 아이디어, 외과의사가 수술 로봇 디자인

[주목! 이 기업] 이롭 박준석 대표·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박준석(왼쪽) 이롭 대표와 박기문 부설연구소 박사가 수술 과정에서 이롭틱스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의사가 직접 의료기기 제품을 디자인 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

대구의 수술용 의료기기 업체 <주>이롭이 창업한 것은 이런 물음에서 출발했다.

창업주이자 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인 박준석 대표는 '보다 나은 품질의 의료기기로 환자는 물론 의사까지 모두 이롭게 하자'란 의미로 사명을 지었다.

창업 전 박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의료기기에 적용하고 싶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국내 의료기기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탓에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가 어려웠던 것.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해외제품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현장에서 쓰는 의료기기 80% 정도가 미국·일본·독일 등 외국산이다. 최근엔 중국산 제품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박 대표는 직접 의료기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018년 교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창업선도대학'을 통해 창업했다.

상당수 의료기기 해외에 의존
창업선도대 지원, 제작 도전
국산1호 로봇 '이롭틱스' 출시
담낭 절제수술 데뷔, 합격점
신산업 우수 스타트업 선정


박 대표는 "2017년 미국 G사의 인조혈관 공급이 끊기면서 소아 심장 수술이 중단된 적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국산 백신이 없어 국민 모두가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며 "의료 분야에선 어느 정도 독립된 인프라를 구비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지난 2월 국산 1호 수술보조 협동로봇 '이롭틱스' 출시로 이어졌다. 외국산에 의존하던 의료 로봇 시장에 국산 로봇이 도전장을 내민 것.

이롭틱스는 출시 한 달만에 실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3월 대구 구병원에서 진행한 담낭 절제 수술로 데뷔했다.

이롭틱스는 복강경 수술 시,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고정 및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 팔(Robot arm) 시스템이다. 통상 복강경 수술엔 외과의사 외에 내시경 카메라를 조작하는 보조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롭틱스를 이용하면 사람이 장시간 카메라를 들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구자일 병원장은 "복강경 수술 보조 로봇을 이용하면 고난도 수술을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환자들에게 차세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롭은 복강경 수술 시 공간을 확보하는 도구'트로카'와 단일공 수술 세트도 만든다.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이롭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신산업 분야 우수 스타트업' 10개사에 뽑혔다. '2023 초격차 스타트업(DIPS 1000+)테크 콘퍼런스'에서도 신산업 분야 창업 활성화 유공자 표창도 받았다.

이롭의 목표는 국내 대표 의료기기 회사다. 2030년까지 해외 수출 계약을 하고, 매출액 1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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