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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민<트래덜반 대표·안무가> |
이번 글에는 독립성 강한 인간이 공존을 야기하게 된 이유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자신을 스스로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필자는 모순적이게도 전통하는 요즘 사람들 트래덜반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이다.
트래덜반은 안무가, 소리꾼, 전통 타악기 연주자, 그리고 전통 관악기 연주자 이렇게 네 명의 청년예술가로 구성된 대구의 유일무이한 악·가·무 혼합 단체이다. 이들은 장르뿐만 아니라 나이도 성별도 출신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가 8년째 매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2016년 가을로 기억을 돌려본다. 안무가로서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시기였다. 팔공산 찻집에 홀로 앉아 대추차를 홀짝이며 가을의 정취와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문득 장르의 경계가 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눈여겨본 독립예술가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대뜸 전화를 걸어 창작 작업 제안을 했다. 고맙게도 필자의 제안을 받은 모두가 흔쾌히 승낙했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맛본 독립예술가들은 '트래덜반'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트래덜반에 자연스레 스며든 기획하는 예술가도 있다. '춤추는 PD' 김가현과 '피리 부는 프로덕션 매니저' 이지희가 그렇다. 기획자를 두 사람이나 얻은 트래덜반은 어울아트센터와 케미(chemistry)를 뽐내며 2024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지난 8월31일 지역 청년 예술가 21명(전통 음악, 무용, 밴드, 클래식 장르)과 함께 MZ세대의 시선에서 풀어낸 오늘날의 전통예술 'K-악·가·무'를 제작했다.
참 이상하다. 꿈속인 듯하다. 각기 다른 장르의 독립예술가들이 단체를 결성하고, 꿈꾸는 세상에 가까워지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말이다. 호기롭던 그 당시의 필자를 칭찬해 본다. 그 덕에 다름에서 오는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사람들을 만나 8년째 함께 걷고 있으니 말이다.
지나온 세월 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바라본 구성원들은 한 명 한 명이 귀한 사람들이다. 개인의 삶과 취향, 예술 활동을 확고하게 지키면서 공존의 방법 또한 모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건강하다는 말처럼 말이다.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은 댄싱히피는 어느새 모든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것과 동시에 가슴 뛰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기적인 이타주의자, 똑똑한 호구를 꿈꾸고 있다. 언제든지 손을 내밀어 주시라. 언제나 독립과 공존의 경계선 위에서 외줄 타기 하고 있겠다. 안테바신('경계에 사는 사람'의 산스크리트어)처럼.
이선민<트래덜반 대표·안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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