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 박관영,유병탁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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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1  |  수정 2024-09-11 08:02  |  발행일 2024-09-11 제18면
몰라보게 달라진 마을 생활인프라…"어르신 노후 활력 넘쳐요"

[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 전경. 상평리에는 다양한 관광자원들이 풍부하지만, 문화·여가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 등은 턱없이 부족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실시한 상평리는 주민 역량을 결집하고 주민 참여형 사업을 추진해 살기 좋고 쾌적한 마을로 탈바꿈했다.


농촌을 둘러보면 마을마다 겉보기에는 모두 비슷하게 생겼을지는 몰라도 각기 다른 특색을 지녔다. 마을의 역사와 전통, 자연환경 등 저마다 대표하는 자랑거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랑거리는 주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마을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청송군도 마찬가지다. 청송군에는 8개 읍면이 있는데 마을마다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풍기는 고유의 매력이 있다. 이는 마을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마을들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청송 여행의 또 하나의 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마을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지만, 고민거리도 있다. 생활여건 개선이다. 여느 농촌 마을처럼 생활 인프라가 노후화되어 있거나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마을 발전의 저해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농촌 인구 감소세가 가파른 추이를 보이면서 점차 마을들이 사라지거나 존폐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 생활 인프라 개선은 해결해야 갈 가장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송군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행복한 농촌 만들기를 구현하고 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산소 카페 청송, 아홉 번째 이야기는 지자체와 주민들이 함께 마을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주왕산면 상평리와 청송읍 금곡3리 마을 만들기 사업 스토리다.

관광자원 풍부한 주왕산면 상평리
정부 사업에 선정 예산 5억원 확보
마을회관 새로 짓고 주차장도 마련
깨끗한 화장실·노래방 시설 만족감

귀농·귀촌인 느는 청송읍 금곡3리
추진위 구성 마을만들기 사업 견인
문화·여가시설용 다목적공간 신축
7개소에 CCTV…음향시설도 갖춰

[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청송군 청송읍 금곡3리 전경. 금곡3리 주민들은 시설 등 자체적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실시해 생활 환경 개선에 성공했다.


◆주왕산면 상평리-관광자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주왕산면 상평리에는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여느 평범한 마을처럼 보이지만 우리 민족의 얼이 서려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상평리는 구한말 의병들이 마을 내 위치한 화전등(꽃밭등)에서 일본군에 맞서 전투를 벌인 장소다. 이를 기념하고 호국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을에는 항일의병기념공원이 건립돼 있다. 기념공원에는 의병 유공 선열들의 위패가 봉안된 사당과 청송 의병 활동을 기록한 '적원일기', 당시 사용했던 화승총 등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전등(꽃밭등)이라는 명칭은 마을 내 언덕에 진달래가 빼곡하게 우거져 있던 장소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외에도 마을에는 문화유산들이 많다. 조선 시대 세워진 '부강서당'과 '덕양재'가 대표적이다. 부강서당은 퇴계학파인 이상정·김종덕·유치명 선생 등을 배향하기 위해 건립됐으며, 청송 의병의 선열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덕양재는 달성서씨 학유공파 9세손이자 청송의 입향조인 서윤(徐尹) 등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재실이다. 또, 주왕산국립공원과 주산지 등 청송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와도 가깝다.

이처럼 상평리에는 다양한 관광자원들이 풍부하지만, 문화·여가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 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청송군과 주민들은 머리를 맞댔다. 마을 발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하는 등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정부에서 추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마을 발전에 힘썼다. 사업 선정으로 5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마을 주민들은 우선 노후화된 마을회관 신축에 나섰다. 마을회관 앞에 20대가량 차량을 세워둘 수 있는 넓은 주차장도 만들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마을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이루어졌다. 사업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공청회 및 교육이 진행됐다. 또, 주민들은 선진지 견학을 통해 우수사례 지역을 방문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과 마을 발전을 위한 견해를 넓혔다. 이러한 주민역량 교육은 주민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더 나은 마을 발전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사업이 주민참여형으로 진행된 만큼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노후화된 마을회관이 아닌 새롭게 지은 쾌적한 공간에서 마을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넓은 주차장도 조성되면서 개인 차량은 물론 농기계들도 넉넉히 세워둘 수 있어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특히, 자녀들이 더욱 좋아한다는 것. 마을에는 노후된 주택들이 많아 화장실도 낡고 오래돼 비위생적이어서 외지에서 살던 자녀들과 손주들이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면 불편함을 겪었는데 마을회관 내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농촌 특성상 놀거리가 많지 않아 어린 손주들이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을회관이 신축되면서 음향 장비 및 노래방 시설들을 갖추게 돼 이를 이용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아한다는 것이다.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며 매 순간 순탄치만은 않았다. 마을에서 만난 서훈 상평리 이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마을회관을 신축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에는 기존 마을회관을 리모델링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노후화 정도가 심해 신축하는 만큼 비용이 들어 건물을 새롭게 짓게 되었다고 했다. 또, 신축하려고 하니 기존부지는 지목상 도로로 돼 있어 건축 허가 등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소요돼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했다는 것. 이로 인해 마을 중심부에 적절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힘들었던 점도 있었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마을 이미지가 개선되어 뿌듯하다고 했다. 서 이장은 "앞으로도 마을이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마을 어른들이 노후를 더욱더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청송군 금곡3리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회관 등 주요 지역 7개소에 설치된 다목적 CCTV.
[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청송군 상평리 마을회관. 새롭게 지은 쾌적한 공간에서 마을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상평리 주민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쾌적하고 살기좋은 산소카페 청송 .9]  청송군 주왕산면 상평리·청송읍 금곡3리 마을만들기 사업
마을에 부족했던 문화·여가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신축한 청송군 금곡3리 다목적공간. 2층 규모로 지어진 다목적시설은 현재 다도모임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송읍 금곡3리-지리적 이점 살린 마을 만들기 사업

청송읍 금곡3리에는 100명 남짓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한적한 농촌 마을이지만, 청송군에 없어서는 안 될 기관과 시설들이 있다. 군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청송소방서와 식수를 책임지는 상수도 정수장이 위치해 있다. 또, 마을은 농사짓기에도 제격이다. 마을을 둘러싸며 흐르는 용전천과 마을 내 흐르는 구평천이 있기 때문이다. 두 하천 모두 소하천이 아닌 지방하천으로 규모가 커 농업용수 확보에 유리하다.

지리적인 위치도 좋다. 청송군청과 같은 행정기관은 물론 교육기관, 시장, 은행 등이 위치한 청송읍 중심지와 가깝다. 차량으로 10분 내외다. 이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의료시설 부족인데 청송군보건의료원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시외지역을 이어주는 청송 버스터미널과 청송IC도 인근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마을에는 귀농·귀촌인들이 늘고 있다. 지금도 귀농·귀촌을 하기 위해 주택과 토지 등을 알아보러 오는 이들이 제법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금곡3리도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로 여가 시설 등 자체적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부족했다. 이에 청송군과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발전을 도모했다. 정부에서 추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금곡3리 주민들은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민역량을 높이기 위해 공동체 의식 강화 교육과 선진지 견학을 진행하며 견문을 넓혔다. 이는 성공적인 사업추진과 마을 자생능력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됐다. 이러한 교육 등을 바탕으로 마을에 부족했던 문화·여가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다목적공간을 신축했다. 2층 규모로 지어진 다목적시설은 현재 다도모임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시설물도 구축했다. 마을회관 등 주요 지역 7개소에 CCTV를 설치했다. 마이크와 스피커 등 음향 시설도 갖췄다. 총회 및 경로잔치와 같은 행사를 진행할 시 음향 시설이 없어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 사업은 모두 끝났지만, 마을 발전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황효구 금곡3리 이장은 "더욱 깨끗하고 쾌적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마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 간의 단합과 화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유병탁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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