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인도 근로자도 '빈익빈 부익부'…우울한 추석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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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1  |  수정 2024-09-11 07:02  |  발행일 2024-09-11 제27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사실상 이번 주 시작되지만 중소 규모 전통시장에서는 예전과 같은 북적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목경기가 실종됐다. 또 상여금을 아예 주지 못하는 업체와 기본급 대비 100% 이상을 지급하는 업체가 나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이나 중소기업에서의 양극화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선명해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주차장을 갖추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전통시장은 온누리상품권 할인행사 등의 영향으로 그나마 나아 보이긴 하나, 정육점이나 과일가게를 찾는 손님이 주를 이룬다.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인들의 소외감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또 대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이 최근 203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연휴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여금 미지급업체 비율은 36.9%(75개사)로, 지난해 추석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기본급 대비 100% 이상 지급하는 업체 역시 지난해 3.8%에서 올해 6.9%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갑을 열기가 무서울 정도로 오른 물가와 끝 모를 내수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해 추석 경기 실종은 역대급 더위와 온라인시장의 가파른 성장에다, 차례를 기피하는 세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업종별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매출 부진과 재고 걱정에 한숨만 늘고, 빈손으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일은 자본주의사회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긴 하지만 상인 간, 근로자 간 '빈익빈 부익부'는 어쨌든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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