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상운동 나선 여성들 이야기…극단 한울림 연극 '남일동 부인들' 공연

  • 조현희
  • |
  • 입력 2024-09-12  |  수정 2024-09-11 16:31  |  발행일 2024-09-12 제16면
14일 오후 4·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국채보상운동 나선 여성들 이야기…극단 한울림 연극 남일동 부인들 공연
국채보상운동 나선 여성들 이야기…극단 한울림 연극 남일동 부인들 공연
극단 한울림의 연극 '남일동 부인들' 출연진. 한울림 제공
국채보상운동을 취재하던 기자, 이름 모를 한 여성을 발견한다. 그녀의 이름을 찾기 위해 그 당시 삶을 추측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김수원의 처, 배씨. 가명 배영순이다. 1902년 공부에 대한 열망이 컸던 영순은 신명소학교의 수업을 몰래 엿듣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엄한 반대로 시집을 간다. 결혼 후 몇 년 동안 아이가 없는 그녀는 시어머니의 끊임없는 구박에 시달린다. 빨래터에서 만난 동네 아주머니들이 위로가 된다. 심해지는 일제의 간섭으로 시댁 생활도 어려워지자 가계를 돕는 한편 글을 배우며 지식에 대한 갈망을 채운다. 그러던 중 나라가 빚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머니들과 함께 남일동 패물폐지 부인회를 결성해 국채보상운동에 동참하는데…

<사>한울림이 연극 '남일동 부인들'을 오는 14일 오후 4·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한다. 실존했던 '대구 남일동 패물폐지 부인회' 여성 7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연은 우리나라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로 기억되는 남일동 패물폐지 부인회의 활약을 재조명한다. 국채보상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당시 사회에서 억압받던 여성들이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변화를 끌어낸 과정을 무겁지 않게 그려낸다.

남일동 패물폐지 부인회의 7명의 여성은 오랜 시간 동안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로만 기억돼 왔다. 2015년 그들의 이름을 찾기 위한 노력을 통해 대부분의 이름이 밝혀졌다. 그런데 마지막 한 명인 '배씨'의 이름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한울림은 이런 점에 주목해 '남일동 부인들'을 기획했다. 단순히 이름을 되찾는 것을 넘어, 대구지역 여성사의 중요한 부분을 복원하는 작업이다.

국채보상운동 나선 여성들 이야기…극단 한울림 연극 남일동 부인들 공연
한울림의 연극 '남일동 부인들' 공연 사진. 대구 남일동 패물폐지 부인회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한울림 제공>
극은 픽션과 논픽션을 절묘하게 결합한 스토리 전개를 통해 한 여인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무대는 흑백과 칼라의 조화로 한층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암울한 시대적 배경은 흑백 사진처럼 묘사해 역사의 무게를 표현하고, 화려하고 진취적인 장면은 대담한 색채를 통해 희망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이지영 작, 정철원 연출, 작곡은 구지영, 안무는 장해린이 맡았다. 김정현, 백은숙, 백양임, 이지영, 박정선, 박주희, 전소영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추석을 맞아 더 많은 관객이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다. (053)246-2925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