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곱지 않은 추석 민심, 정부와 정치권은 무겁게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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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9  |  수정 2024-09-19 07:01  |  발행일 2024-09-19 제23면

기대감이 주를 이루는 설 민심에 비해 추석 민심은 대개 냉정한 평가가 담긴다. 한 해의 절반을 넘긴 시점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권은 유독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번 추석 민심은 그 어느 해보다도 곱지 않았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주면서까지 의료개혁을 꼭 해야 하나" "대통령의 유연한 리더십이 아쉽다" "국회의원은 도대체 뭐하나" 의료대란 등 굵직한 현안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갈등만 빚어지는 데 따른 불만이 대부분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향한 민심엔 작금 끝모르게 이어지는 무더위만큼이나 짜증이 배어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갈수록 하향세인 것은 심각한 일이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정 지지도가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찍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국정수행 부정 평가가 68.7%로 정부 출범 후 최고치였다.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만만치 않다. 끝 모를 경기 불황과 가계 빚, 고물가로 서민의 고통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대란의 돌파구조차 찾지 못한다면 민심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끝내 민심이 돌아선다면 윤 정부의 국정 동력 회복은 요원하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 정치권은 정쟁(政爭) 궁리뿐이다. 야당은 "이번 추석 민심은 윤 정부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여당은 "야당이 또다시 싸움 국회를 준비 중"이라고 맞섰다. 추석 민심엔 '국회의원 추석 상여금'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인당 424만원에 이른다. 정쟁과 대립만을 일삼는 국회의원에게 과연 지급할 가치가 있는 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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