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포스텍 연구진.(왼쪽부터 황인환 교수, 김민성 교수, 마두 쿠마리(Madhu Kumari) 박사) 포스텍 제공 |
국내 연구진이 생체 촉매인 효소를 사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여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주)바이오컴 공동 연구팀은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이고 바닷속의 금속 이온과 탄산염 형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책들은 배출원을 관리하는 데 집중돼 있는데, 이뿐 아니라 이미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를 직접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실가스 제거와 관련해 탄산무수화효소(이하 CA)는 기체인 이산화탄소(CO2)를 물(H2O)에 녹여 탄산(H2CO3)으로 변환시키는 효소로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CA는 온도나 염분 변화에 쉽게 불안정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포스텍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효소를 결합해 새로운 효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100℃에서도 24시간 동안 효율을 80% 이상 유지하고, 성능이 10% 향상된 CA가 개발됐다. 또, 염분 내성이 강화된 CA를 사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바닷물에 효과적으로 용해했으며, 이산화탄소가 바닷물 속 칼슘(Ca2+) · 마그네슘(Mg2+) 이온과 결합해 탄산염을 형성하도록 pH를 조절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즉. 공기 중에서 바다로 이동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방출되지 않고 바다에 머무른 것이다.
류봉열 바이오컴 대표는 "후속 연구를 통해 효율이 향상되고 규모가 훨씬 큰 장치를 개발한다면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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