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문병원 활성화 절실…원정진료 최소화는 국가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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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3  |  수정 2024-09-23 07:05  |  발행일 2024-09-23 제23면

세계적인 공신력을 갖고 있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 19일 공개한 '2025 월드베스트 전문병원' 평가결과는 망국적인 수도권 집중의 폐해가 의료현장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한국 의료의 우수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팩트였고, 우수 의료기관의 수도권 집중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나타났다. 지방에 살고 아프다는 이유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고통을 강요받는 원정진료가 인과관계를 가진 몸부림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지방 의료기관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한 대목이다.

뉴스위크 평가(분야별로 100~300위 집계)에 따르면 암 분야 300위 안에 16개 병원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지방은 전남대 화순병원만 유일하게 포함됐다. 일본은 암 분야 300위 안에 든 26곳 중 절반이 지방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심장·소화기·신경외과·산부인과·정형외과·호흡기내과 등의 분야에서는 수도권 3~10개 병원이 각각 순위에 오른 반면, 지방 병원은 명단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진료 역량 차이를 줄이기 위한 국가 및 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국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2009년 전문병원제도를 도입했으나 수도권 쏠림현상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00곳이 조금 넘는 전문병원은 의료기관 평가인증과 의료질 평가 등 7가지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기준을 통과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비수도권 의료기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전문병원 활성화가 이뤄지면 원정진료와 함께 국민 피로감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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