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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주민들이 비안만세센터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공동합의문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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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린 경북 의성군 비안만세센터 강당에서 주민들이 설명회 도중 회의 좌석을 정리하고 있다. 오주석기자 |
국토교통부가 경북 의성군이 공동으로 주관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다. 경북에선 지난 4일 구미에 이어 주민들이 설명회를 거부하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24일 오전 의성 비안만세센터에 모인 의성 군민들은 국토부의 주민설명회를 원천 거부했다. 주민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의성군 화물터미널이 명문화되지 않은 것과 항공 물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이 빠진 것을 조목조목 따지며 국토부를 비난했다.
박정대 의성군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장은 "(국토부가)의성군민이 주민설명회에서 듣길 원하는 화물터미널과 항공 물류 내용은 쏙 뺀 채 자신들이 원하는 논리만 펴고 있다"며 "공동합의문에 명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회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의 연이은 항의와 퇴장으로 시작한 지 20분 만에 주민 없는 설명회가 됐다. 주민들은 강당 내 빔프로젝터를 끄고 회의 좌석을 모두 철거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 국토부 및 평가대행사는 빈 강당에서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나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박태진 국토부 대구경북통합신공항건설추진단 건설계획팀장은 "의성지역 화물터미널은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사안이라 향후 대구경북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시 추가할 예정"이라면서도 "주민들이 요구할 시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소통 방안을 찾겠다"라고 했다.
한편 의성군민들은 이날 주민 설명회에 앞서 비안만세센터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 회원 등 500여명은 대구경북신공항 기본 계획(안)에서 확인된 화물터미널 동편 설계 문제를 거론하며 "의성 민심을 즉시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박재완 비안면신공항지원대책위원장은 " 주민들이 요구하는 서측 안이 경제성과 확장성에 있어 유리함에도 (국토부가) 이를 무시하고 동측에 화물터미널을 설치하려는 이유를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며 "비행기 소음으로 얼룩질 비안면 주민에게 희생만 강요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군위군 우보면으로 옮기는 '플랜B'를 거론한 대구시를 비판하는 구호도 연이어 외쳤다.
경북도는 올 연말 계획된 대구경북신공항 기본계획 고시에 앞서 의성 화물터미널 위치 조율에 힘쓰고 있다. 국토부, 국방부, 의성군과 협의체를 구성해 이달 초 1차 회의를 갖는 등 해법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