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0시 30분 기상청이 발표한 태풍 '끄라톤' 예상 진로.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30일 예보한 태풍 '끄라톤' 예상 경로. |
필리핀에서 발생한 18호 태풍 '끄라톤'이 동아시아 부근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 전문가들은 태풍이 이번 주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후 동해안 지역에 강한 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끄라톤은 지난 28일 발생한 후 이날 오전 9시 기준 필리핀 마닐라 북쪽 약 620㎞ 부근 해상에서 북상 중이다. 최대 풍속은 47㎧, 중심기압은 940hpa, 강도는 '매우 강함'이다.
끄라톤은 현재 필리핀 부근에서 서쪽으로 움직여 10월 1일 대만지역을 강타한 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후 10월 5일 오전 9시쯤에는 대만 타이베이 북동쪽 약 340㎞ 부근 해상에서 초속 24㎧로 약화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끄라톤이 북동쪽으로 이동하다 10월 5일 약화한 상태에서 부산, 광주, 여수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기상청은 끄라톤의 진로에 대해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 내륙에 뻗어있는 고기압의 영향을 예상보다 일찍 받으면 세력이 약화하고 서쪽인 중국 남부 지역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예상대로 북동쪽으로 방향을 튼 뒤에도 상층 기압골을 얼마나 빨리 만나느냐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상전문가들은 끄라톤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후 동쪽으로 이동해 일본과 동해안을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현재 북서 태평양 해수온이 높지 않고, 끄라톤이 천천히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열대저압부는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이 17㎧ 이하로 태풍이 약화한 상태를 뜻한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환경공학과)는 "끄라톤이 대만을 지난 후 북서 태평양에 오래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수온을 보면 바다 위에서 끄라톤의 세력이 강해지기보다는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끄라톤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후 그때 한반도를 덮고 있는 대륙발 고기압에 밀려 일본과 동해안 지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 바람은 약해지지만, 강수량은 여전히 많을 수 있다. 부산과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