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 작품 가격은 감동 가격

  • 우정임 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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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1  |  수정 2024-10-21 08:21  |  발행일 2024-10-21 제15면
2024102001000609900023451"예술 작품의 가치가 감동에 있다고 믿으십니까?"

이런 감동은 처음이었다. 그것은 한 중년 부부의 컬렉을 도와드릴 때였다. 작품 가격을 어느 정도 할인해 드리려고 하자 "작품 가격은 깎는 게 아닙니다" 하며 예술 작품의 가치는 감동에 있으니 정가로 구매하겠다고 했다. "예술 작품 가격은 곧 감동 가격이다"라고 일깨워준 그분들을 만난 건 큐레이터로서 행운이었다. 예술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분을 만난 것이 또 다른 감동을 낳은 경험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예술작품을 투자와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는 한 인간의 감정이나 철학, 관점을 대변하는 예술 작품을 경제적 가치만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 구매는 감동을 소장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한 존재로서 예술 작품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큰 예술 경매에서는 한 작품이 수십억이나 수백억원에 낙찰되기도 한다. 올해 필립스 경매에서는 장미셸 바스키아의 'Untitled'가 610억원에,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앤디 워홀의 'Flowers'가 480억원에 낙찰된 사례가 있다. 국내 경매에서도 김환기의 '3-V-71#203'이 50억원에 낙찰되었다.

이처럼 '억' 소리가 나는 작품에 투자하는 2030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아트(Art)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라고 부른다. 아트테크는 예술작품을 사고팔아 수익을 올리거나 갤러리에 위탁하여 부가 수익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정보기술(IT) 발달로 2030 세대에게 아트테크는 친숙한 재테크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기사도 있다.

201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투자 아트테크는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예술 작품 투자는 낮은 환금성과 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아트테크에 도전하려 한다면 예술에 대한 애정과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예술 작품은 작가의 내면세계와 사회적 현실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고 인간의 창조적 본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필자는 작품의 진정한 가치가 감동에 있다고 보고 이러한 아트테크 투자를 바라보면 안타깝다.

단순히 수익만을 기대하기보다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예술 작품은 그림, 조각, 건축, 공예, 서예 등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에게 아름다움을 전달해준다. 그러므로 예술이 주는 가치를 깨달으면 인간을 이해하는 것과 같고 삶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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