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 주변에 대구경북 여러 고등학교의 '학교(입학) 설명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28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A중학교 앞. 2025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학교(입학)설명회'를 열리는 현수막들이 학교 입구 양 옆으로 나붙어 있었다.
수성구 지역의 주요 고교부터 서구와 남구, 달성군에 위치한 고교도 A중학교 앞에 입학설명회 현수막을 걸어놨다. 대구가 아닌 경북지역 한 고교의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A중학교 부근에만 대구경북지역 8개 고교의 입학설명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간단하게 설명회 일정만 담고 있는 현수막도 있었지만, 기숙사 시설과 교육과정 등 학교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는 현수막도 있었다.
A중학교 앞에서 만난 한 중3 학부모는 "몇몇 학교 설명회는 직접 가볼 예정이다. 아무래도 아이에게 가장 적합하고 입시에도 유리한 고교로 진학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 중학교뿐만 아니라 대구 곳곳에서 고교의 입학설명회 일정을 알리는 현수막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대구경북지역 고교의 '중3 학생 유치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과거 학생이 많던 시절 고교 진학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학교 설명회도 그 일환이라는 게 교육·입시계의 설명이다. 설명회는 고교 입장에선 학교를 알릴 수 있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진학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대구의 한 고교 교사는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일단 학생들의 지원이 많아야 그만큼 우수한 인재가 고교에 입학할 확률도 높다"며 "요즘 집집마다 자녀 수가 적다 보니 학부모들이 대입 만큼 고교 진학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맘때면 '입학 설명회를 언제 하는지'를 묻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지역 고등학교 신입생 수는 10년 후엔 현재보다 5천여 명 줄어든 1만6천여 명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신입생 수는 2만1천775명이지만, 10년 후인 2033학년도에는 5천51명 감소해 1만6천724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저출생 여파로 올해 1학년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대구 3곳, 경북 27곳을 비롯해 전국에 걸쳐 15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고교 신입생 유치전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 됐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바로 '학생'이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고교 관계자는 "해마다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고교들은 신입생 모집을 위해 바쁜 시기다. 입학설명회를 여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고 좋은 인재를 신입생으로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