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미술관에서 만나요

  •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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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04  |  수정 2024-11-04 08:17  |  발행일 2024-11-04 제15면

[문화산책] 미술관에서 만나요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일 년에 몇 번 전시를 관람하시나요?' '미술관을 방문하는 횟수는 몇 번 입니까?' 문화향유실태조사나 미술관 만족도 조사 등에 종종 등장하는 질문이다. '대한민국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은 평균적으로 연간 약 2.5회 문화예술(공연, 전시, 영화관람 포함)을 관람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연간 단 한 번도 문화예술을 관람하지 않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한 번이라도 관람경험이 있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평균 관람횟수를 측정하면 평균값이 2.5회에서 7회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에 익숙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연간 7번 이상 문화생활에 참여하지만 그렇지않은 사람들은 전혀 관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화예술 관람에 양극화가 존재하고 어쩌면 아직도 문화예술관람의 문턱이 높다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9월 3일,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했다. 개관 후 채 두달이 되지 않아 관람객 10만명을 돌파하였고, 이 추세라면 아마도 곧 15만명을 달성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앞에서 언급한 관람에 대한 통계들을 고려해 볼 때, 대구간송미술관과 개관전 '여세동보;세상함께 보배삼아'에 대한 지금의 관심은 무척이나 이례적이고 그래서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술관을 바라보게 된다.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이 전시 관람과 향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들을 통해 간송과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을 확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많은 분들이 미술관을 찾아주시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마 가장 큰 이유는 간송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에 대한 기대와 관심일 것이다. 더불어 문화를 통해 민족을 지켜내고자 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정신에 대한 공감과 감동 덕분이 아닐까 싶다.

올가을은 어느 때보다 간송과 관련한 전시가 풍부하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다면 간송미술관(서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전시들을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간송미술관(서울)은 위창 오세창 선생 탄신 160주년을 기념하고 그와 관련된 간송컬렉션을 조망하는 '위창 오세창:간송컬렉션의 감식과 근역화휘'전을 개최한다. 보화각의 정취를 느끼며 한국 회화사의 백미라 불리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5전시실의 실감미디어 영상이 좋았다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이 부니 별이 빛난다'를 방문해보자. 개관전에 소개된 많은 작품들을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로 감상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취향과 관심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관람과 경험이 필요하다. 올가을에 열리는 간송의 다양한 전시들이 관람객들에게 간송을, 그리고 한국미술을 더 폭넓게 이해하고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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