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의정 협의체' 먼저 제안하고 발 빼는 민주당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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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06  |  수정 2024-11-06 06:58  |  발행일 2024-11-06 제27면

국민의힘이 오는 11일 의대 증원과 의료차질 사태를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의료공백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의체는 '반쪽'상태로 개문발차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대다수 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이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이 끝내 불참한다면 '여의정'(여당·의료계·정부)만이라도 우선 꾸리겠다고 했다. 협의체 대표성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2곳뿐이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협의회를 비롯해 의사협회,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등은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탓에 협의체가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지난 9월 초 협의체 구성을 가장 먼저 제안했던 민주당의 입장 변화다. 당시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고집 피울 때가 아니라 여야가 머리를 맞대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이후 민주당은 전공의 불참을 이유로 협의체에서 발을 뺀 상태다. 애초부터 협의체 참여 가능성이 희박했던 전공의를 핑계 삼은 건 아무래도 납득하기 힘들다. 무책임한 정치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입만 열면 '민생'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가장 시급한 민생 과제인 의료 붕괴를 막는 일에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국민 건강과 생명보다 더 중요한 민생이 있다고 여기는지 묻고 싶다. 민주당도 협의체에 참여해 의료계와 대화하고 설득할 책임이 있다. 거대 야당이 적극 나서 의료난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에 힘을 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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