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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통과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특검법 통과를 위해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제 3자 특검을 허용하기로 했다. 3자 추천 허용을 통해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여당 내부를 흔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수정안의 수사 대상은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던 김건희 특검법과 달리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으로 국한된다. 이번 수정안엔 제3자 특검 추천도 담긴다. 제 3자 특검 추천의 경우 한 대표가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검처럼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검을 원천 거부하는 대통령의 발언에 쓴소리 한마디 못 하는 여당 대표의 처지가 애처롭기까지 하다"며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면에서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윤 대통령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대표가 주장한 3자 추천 허용까지 수용하는 배경은 여당내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검법 통과를 위해선 여당에서 최소 8명의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국민의힘 이탈표 확보가 중요하다. 이날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수정안은) 무엇보다 국민의 요구를 받들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건 전쟁 반대와 함께 김건희 특검법 수용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이 꼭 이를 관철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데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 대통령실이 반대할 수 있나. 수용해야 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수정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 선고 직전에 신상특검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민주당 내에 유죄의 심증이 퍼져있음을 보여주는 인상적 장면"이라며 "정부·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시작한 위헌적 특검법안은 언젠가 민주당의 자기모순과 정치적 타락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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