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토막살인' 군 장교, 피해자와 내연관계…"계획범죄 정황있다"

  •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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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2 15:24  |  수정 2024-11-12 15:24  |  발행일 2024-11-12
'교제 관계 지속 어려워' 범행 결심…위조 차량번호판 검색

프로파일러 "사체 손괴·은닉 지능적"…13일 신상정보 공개
북한강 토막살인 군 장교, 피해자와 내연관계…계획범죄 정황있다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38)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A씨가 현장 검증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 연합뉴스.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피해자와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던 A씨와 달리 B씨는 미혼이었다. 직장동료에서 올해 초 내연 관계로 발전한 이들은 지난 6월부터 교제 문제로 말다툼을 이어오다가 더는 관계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A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2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38)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B씨 시신에 옷을 덮어 차량에 내버려둔 뒤, 같은 날 오후 인근 공사장에서 B씨 시신을 훼손했다. 또 이튿날인 26일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했다. 훼손한 시신은 비닐봉지에 담았으며, 물 위로 뜨는 것을 막기 위해 돌을 함께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내연관계였던 B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B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차량 안에 있던 노트북 도난방지줄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트북 도난방지줄을 와이어 줄로 돼 있다.

당초 피의자가 주장했던 우발 범죄와는 달리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살해 전 '위조 차량번호판'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다. 실제로 피의자는 A4용지로 제작한 위조 번호판을 이용해 유기 장소를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계획적 범행이라고 판단한 지점 중 하나다.

또한, A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냈다.

조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는 사체 손괴와 은닉이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살해의 고의도 있는 등 계획범죄의 성향이 일부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A씨가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면서 신상공개가 보류됐지만, 지난 11일 법원이 A씨가 강원경찰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경찰은 오는 13일 오전 강원경찰청 홈페이지에 A씨의 이름, 나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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