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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갈등이 결국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격화되는 모양새다. 1일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 등 내용이 담긴 2025년도 예산안을 오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민생 예산마저 포기했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예비비와 특활비를 삭감한 것은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초부자 감세 예산' '미래포기 예산'이라고 비판한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가 낸 2025년 예산안은 애초부터 △재정수입은 계속 악화시키면서 △권력기관 특활비와 고위공무원 월급은 증액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미래를 대비하는 투자는 축소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초부자감세를 저지하고 권력기관 특활비-특경비 같은 불요불급한 사업과 부실한 예산은 대폭 삭감한다는 대원칙 아래 예산심사를 이어 왔다"며 "특히, 대통령 비서실과 검찰, 감사원, 경찰청 등이 증빙자료도 없이 흥청망청 탕진하는 특활비·특경비는 삭감한다는 일관된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정쟁을 위해 민생을 인질로 삼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추경하자더니 민생 예산 삭감이라니요"라며 "민주당은 국민을 상대로 인질극을 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을 위해 추경하자던 민주당이 민생예산 단독으로 삭감한 건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같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한 민생사업 예산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정부 예비비마저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며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도박, 마약 등 각종 민생범죄 수사를 위한 특활비·특경비 역시 민주당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보복성 예산 삭감은 국민의 민생 안전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그간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각종 무리수를 두더니, 이제는 민생예산마저 볼모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여야는 2025년도 예산안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예산을 더 감액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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