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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9일까지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극단돼지의 연극 '패밀리21'. 극단돼지 제공 |
먼저 떠나보낸 부인의 기일 준비에 여념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 제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큰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녀. 그런데 허 노인을 대하는 자식들의 행동에는 뭔가 분주하고 부자연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멀리 이민 간 막내아들까지 갑자기 도착하자 제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클라이맥스로 다다른다. 의문이 드는 60분. 마지막 10분엔 이 모든 것들을 대변해줄 이야기가 있다. 과연 허학봉 노인은 제사를 지낼 수 있을까? 행복한 가족을 만들 수 있을까?
극단돼지(대표 이홍기)의 연극 '패밀리21'가 내년 1월19일까지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최근 결혼식 하객 도우미, 장례식 상주 가족 아르바이트 등 가족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아이디어 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역할 대행 서비스는 가족의 빈자리를 물리적으로 채워줄 순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빈자리까진 채워주지 못한다. 극은 이런 점에 주목해 현 시대의 가족 시스템의 변화를 돌아보게 한다.
'패밀리21'은 20년간 전국 각지에서 공연된 극단돼지의 '행복한 가족'을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처럼 가족에 대한 얘기를 다루면서도 21세기 가족상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극의 이름도 '패밀리21'이다.
이홍기 극단돼지 대표는 "고령화 사회이기도 하고, 극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란 생각이 이 작품 제작의 출발점이었다"면서 "현대사회의 단면을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도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극작은 민복기, 연출은 민성욱이 맡았다. 정승민, 조현철, 김지현, 박은선, 허승운이 출연한다.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6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2·5시에 공연된다. 오는 24일은 오후 4시30분·7시30분에 진행된다. 월요일은 휴관. (053)422-7679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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