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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
노벨상은 스위스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상으로 '매년 인류를 위해 크게 헌신한 사람'에게 시상하는, 세계적으로 크게 권위있는 상이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됐다. 한강 작가는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자 아시아 최초 여성 작가의 수상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더욱 관심을 받았다. 지금까지 노벨 문학상은 총 121명에게 수여되었는데 대부분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북미와 유럽 언어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대다수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두 번씩 그리고 인도가 한 번 수상자를 배출했을 뿐이다.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지던 영역에 우리의 문화가 한번 더 빛을 발했다니 괜시리 마음이 으쓱해진다.
노벨상 수상이라는 큰 성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와 좋은 작품이다. 작가가 전 세계적으로 울림을 주었던 작품들을 집필해낸 덕분에 국제적인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는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작품이 알려지고 국제적 인정을 받기까지의 과정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감히 말해보려 한다.
한국어로 쓰인 책이 해외에서 읽히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문학적 예술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해외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읽히려면 우선 좋은 번역가가 필요하다. 해외 판권 계약을 위해 북페어에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각국에서 책이 출판되어 독자와 만나게 하기 위한 출판사와 에이전트가 있어야 한다. 이 일련의 과정은 대부분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되지만 해외에서 수요가 높지 않은 경우, 예산이 너무 많이 발생하거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혹은 기타 효율을 높여야 하는 지점이 발생하면 정부와 정책의 지원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한국문학번역원, 출판문화산업진흥원들은 각종 지원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음 단계를 위한 교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다. 책을 구매하고 읽어주는 사람 없이 문학은 힘을 가질 수 없다.
한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서 한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좋은 예술작품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 개인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은 수익과 효율의 측면으로만 계산할 수 없다.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지원과 후원이라는 자양분이 토대가 되어 정점에서 순간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긴 시간 동안 노력해온 작가와 작가를 응원해온 독자, 후원자, 정책적 지원과 국민의 응원이 합쳐져 있는 결과이며 그런 의미에서 개인의 성취인 동시에 국가적 성취이기도 하다. 조금 늦었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축하를 보낸다.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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