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연말연시

  • 권은용 예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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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3  |  수정 2024-12-23 08:34  |  발행일 2024-12-23 제17면

[문화산책] 연말연시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이상하게 올해는 연말 기분이 나지 않았다. 뭔가 끝내고 마무리하는 기분이 나야 하는데 1월 새 전시준비에 미술관 오픈 준비를 하다보니 끝난다기보다는 오히려 신년 인사를 당겨쓰는 느낌이었다. 여기저기 뒤숭숭하고 내년에 대한 우울한 전망들을 읽고 듣노라면 연말이 아니라 종말이 올 것 같은 기분이고 흥청망청 기분을 내는 것도 뭔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여러 고민 끝에 참석한 송년모임에서 손으로 쓴 편지와 작은 선물을 받았다. 정성스러운 마음이 느껴지면서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연말에 놀려고 생각했으니 기분이 나지 않았던 것일 뿐, 연말에 해야 하는 일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일, 한 해 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해주고 내년에도 잘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본질을 잊고 있었다.

연말의 나눔행사 중 가장 큰 행사는 희망나눔 캠페인이다.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에서 운영하는 이 행사는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전신으로 한다. 2000년대 이름을 희망 이웃돕기 캠페인, 희망나눔 캠페인으로 바꾸어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중앙회가 기점이 되고, 전국단위 지부에서 각기 모금을 진행하는데, 이렇게 모금한 금액은 지역사회 돌봄, 사회안전망 강화 등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올해 대구지부의 캐치프레이즈는 '기부로 나를 가치있게, 대구를 가치있게'로 기부 참여를 통해 나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인 우리 지역 사회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 동성로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에 가면 모금현황을 알 수 있는데 아직 목표온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기부를 위해서 동성로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으로, 전화로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도, 기업도 모두 참여 가능하다. 금전적 지원이 아니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원봉사 1365 플랫폼에 가면 환경, 어르신 돌봄, 생활편의지원, 문화예술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인력과 지원에 대한 수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 대구간송미술관도 자원봉사자를 모집 중(모집마감 12월26일까지, 홈페이지 참조)이다. 미술관도 전시장 관리나 관람객 응대 업무를 위한 인력이 필요하고 예산으로 충당할 수 없는 여러 부분에 대해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후원과 봉사는 모두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연말연시를 계기로 주위를 둘러보고 마음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 나누면 배가 되는 기쁨과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모두가 희망적인 2025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권은용 <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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