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균형: 변화와 조화의 원리를 찾아서

  •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 |
  • 입력 2025-01-06  |  수정 2025-01-06 08:16  |  발행일 2025-01-06 제17면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 항상 쉽지 않은 고민을 한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접점을 찾아 균형 잡힌 새해 연간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고민이다. 이러한 과정은 문화예술기관에서 기획 일을 하는 사람이면 모두 겪는 공통된 과제일 것이다.

올해에도 우리 팀원들이 열심히 고민한 끝에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클래식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통예술과 현대적 재해석 등 친숙한 요소와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접목하는 융합형 프로그램과 공연이나 전시의 주제와 연결된 이야기를 부각시켜 관객의 정서적 몰입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강화 프로그램 등 예술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한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균형이란 모호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란 걸 알게 되면 더욱 복잡한 미궁에 빠진다. 개인, 사회,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며 시간과 환경에 따라 지속해서 변화하는 말이기 때문에 상충하는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예술 감상에서도 역사적 맥락, 예술가의 의도, 그리고 전문적인 표현 방식들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시대적 변화에 몸을 맡기고,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부담을 덜어내는 대신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적정한 상태를 받아들이는 균형 잡힌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호하고 다면적인 예술이라는 대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도 균형의 부재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극심한 대립과 감정적 양극화, 그리고 빈부 격차는 해결이 시급한 사회적 과제이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협력이라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균형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균형은 자연계의 원리와도 닮아 있다. 예를 들어, 수소와 탄소는 각각 독립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적절히 결합할 때만 화학적 안정성을 얻으며 에너지와 생명 유지의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그 비율이 지나치거나 불균형하다면 유해한 온실가스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균형은 완벽히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변화와 조화를 통해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는 예술, 사회, 자연 등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원리로, 상충하는 요소들을 배제하기보다는 다양한 관계와 갈등을 고민하며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유기적 과정을 통해서만 지속 가능한 조화로운 상태를 이룰 수 있다. 예술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도 균형은 끝없는 고민과 실천 속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그 과정에서 우리는 변화와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