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장수(長壽) 비결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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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7  |  수정 2025-01-27 07:05  |  발행일 2025-01-27 제19면

얼마 전 사장(査丈)어르신(누나의 시아버지) 상가(喪家)에 다녀왔다. 작고하신 어르신은 향년 107세였다. 영정사진을 보면서 내심 적잖이 놀랐다. 언제 찍어둔 것인지는 몰라도 도저히 그 나이대로 안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상주들은 그렇게 느낄리 없지만 남들 입장에선 보기 드문 호상(好喪)이었다. 단지 오래 살아서가 아니다. 한평생 건강과 복을 누렸다. 사장어르신은 교장 퇴임 후 긴 노년 동안에도 '활기'를 잃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일화가 있다. "이제 다리가 아파서 잘 못걷겠다." 사장어르신이 100세쯤 되던 해에 자식들과 주변 사람에게 했던 말이다. 그 뒤로 자전거를 타고 마실을 다니셨다.

사장어르신의 장수 비결은 특별할 게 없다. 욕심을 줄이고, 적게 먹고, 활동적으로 생활한 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타고난 수명이었을 게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하지 않나. 하늘이 정해준 기간 만큼 살다가 죽는다는 건 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러운 믿음이다. 현대인의 수명이 과학과 의술 발달로 늘어나는 것도 크게 보면 하늘의 뜻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인명재천을 부정하면서 노화와 죽음마저 극복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미국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의 영생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46세인 그는 자신의 신체 나이를 18세로 되돌리겠다며 의사·과학자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회춘법을 쓰고 있다. 식사, 운동, 수면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은 물론 매일 100개가 넘는 보충제를 먹는다. 심지어 자신의 혈장까지 교체한다. 그가 과연 얼마만큼 영생에 근접할지 궁금하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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