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심판 앞두고 헌재의 공정성·중립성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는 여당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의 공정성·중립성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결정 권한을 쥔 헌재와 더불어민주당을 '정치·사법 카르텔'로 엮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을 사법 요직에 앉히고 이들은 좌편향 판결로 보답하며 민주당 공천을 통해 입법부로 진출해 행정·사법·입법 3권분립을 무너뜨리는 민주당식 독재를 펼친다"며 "이 모든 불공정 재판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직격했다.

설 연휴 기간 국민의힘은 진보 성향 판사 연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헌재를 흔들었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인 문 재판관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은 평소 이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해 왔고,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조문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다만 헌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문 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문 대행과 이 대표가 과거 나눴던 SNS 대화를 재조명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행이 이 대표와 SNS에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사실을 거론하며 "헌재가 이 대표와 관련된 다수의 탄핵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사실은 국민들로 하여금 헌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은 정계선 재판관의 경우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윤 대통령 탄핵 사건 국회 측 대리인 김이수 변호사와 같은 법인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미선 재판관의 경우 친동생인 이상희 변호사가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점을 두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SNS에 "문 대행, 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손 떼고 즉각 회피하는 게 최소한의 윤리적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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