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왜관역, 칠곡의 미래 여는 관문 되어야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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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6  |  수정 2025-02-06 07:03  |  발행일 2025-02-06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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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준영기자〈사회3팀〉

경북 칠곡군의 중심에 위치한 왜관역은 대구권광역철도(이하 대경선)의 정차역이다. '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인프라'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왜관역을 활용해 지역 주요 관광지와 연결하는 패키지형 여행상품을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칠곡군이 이미 추진 중인 '205힐링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식이다. 대경선을 이용해 왜관역에 도착한 여행객이 낙동강에서 힐링하고, 칠곡의 농촌 체험과 전통문화를 즐기는 여행 코스를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관광객 유입을 늘릴 수 있다. 여기에 셔틀버스 운영이나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추가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칠곡군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인 '칠곡할매 시인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면서 전국적인 감동을 준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칠곡을 알리는 중요한 자산이다.

왜관역이 단순한 기차역을 뛰어넘어 '문학 여행'의 출발지가 될 수 있다. 역 내부에 칠곡할매들의 시를 전시하거나, 여행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한글 시 쓰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또 기차를 타고 온 방문객들이 '칠곡할매 문화관'과 연계된 스탬프 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던 이곳에 산재한 전쟁 유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왜관역과 가까운 '호국의 다리'를 활용해 전쟁 역사 투어를 기획하면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VR 기술을 활용해 당시 전투 상황을 재현하거나, 전문 해설사가 진행하는 '호국의 길' 도보 투어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차역 주변의 전통시장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기차표를 제시하면 시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철도 연계 할인제'를 도입하고, 특정 요일을 정해 '기차 여행객을 위한 시장 투어'를 운영하는 등이다. 왜관역을 머무르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노력도 해야 한다. 왜관역을 단순한 정차역이 아니라 칠곡의 문화·역사·관광을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 철도공사, 지역 상인, 문화 단체 등이 협력해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잘 활용하면 지역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왜관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칠곡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금이 바로 변화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

마준영기자〈사회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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