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나눔의 온기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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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7  |  수정 2025-02-07 07:17  |  발행일 2025-02-07 제27면

지난 3일 대구 동성로 옛 중앙파출소 앞 분수광장에서 사랑의 온도탑 폐막식이 열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간 진행한 '희망2025 나눔 캠페인' 마감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자리였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한파로 그날 날씨가 꽤 추웠다. 한낮임에도 기온은 영하 4℃까지 내려갔고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몸을 떨어야 했다. 더구나 대구시 관계자가 예정 시간보다 몇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추위 속 대기 시간이 그만큼 길어졌다. 하지만 불평이 나오키는커녕 행사장 분위기는 훈훈했다. 대구가 사랑의 온도 목표인 100도를 초과 달성한 덕분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년 전국적으로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이번이 역대 최악의 여건으로 꼽혔다. 안그래도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하필 캠페인 기간 동안에 계엄과 탄핵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실제로 모금액을 못채운 지역이 그 어느해보다 많았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온정은 식을 줄 모르고 되레 더 달아올랐다. 대구는 목표액(106억2천만원) 보다 많은 108억7천만원을 모금했다. 더구나 경북은 목표액(176억7천만원)보다 20% 많은 213억원을 달성,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

공동체가 어려울수록 서로 돕는 나눔 정신이 빛난다. 한 뿌리인 대구경북이 나란히 '나눔의 고장'으로 자리잡은 건 우연이 아니다. 지역 기업들과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모쪼록 나눔의 온기가 널리 퍼져 어려운 이웃들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길 바란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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