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풀어낸 '동성로 낭만 다이어리'…대구 활동 시인 김사람 신작 시집 출간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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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3  |  수정 2025-02-13 07:48  |  발행일 2025-02-13 제14면
미발표 작품 43편 수록

담담하게 풀어낸 동성로 낭만 다이어리…대구 활동 시인 김사람 신작 시집 출간
김사람 시집 '동성로 낭만 다이어리' 표지

대구에서 활동하는 시인 김사람이 새 시집 '동성로 낭만 다이어리'를 펴냈다. 문학 작품, 특히 시집은 그 소요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젊은 문학도들 사이에서는 시(詩)의 유용성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낭만이 사라진 시대에 김사람 시인은 시를 통해 낭만을 노래한다.

'하늘 아래 새것이 없대서// 나는 오늘 슬프다/ 수천수만의 생명들이/ 매일 같이 태어나는데도// 새로움이 없단다'(하늘 아래 새것이 없대서 中). 시인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상으로 일상, 죽음, 사랑과 낭만을 펼쳐 보인다. 역설을 통해 가치 전복과 공간과 일상의 재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작품에서 그의 유년기와 가족, 배경이 된 동성로 등은 시인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보편적 정서를 지닌 개인임을 환기한다. 이런 구성은 오히려 파괴적인 슬픔과 애틋함을 자아내는 받침으로 작용한다.

'49년 동안 사랑한 것들을 떠올린다// 사랑은 실패를 전제로 한 후회다/ 남은 건 지긋지긋한 기억뿐// 기억은 감옥이다/ 신이 인간을 제어하기 위한 수단'(49년 동안 사랑한 것들을 떠올린다 中). 시인은 이제 낭만과도 작별하려는 모습을 노래한다. 미발표 신작 43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모든 시어가 하나같이 담담하다.

시집을 펴낸 출판사 장미와 여우의 문수림(본명 이경민) 대표는 "김사람 시인의 시는 사랑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시인을 만난 당시 그는 완성된 작품이 있어도 출간이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 대해 한탄하고 있었다. 평소 그의 작품을 읽고, 흠모하던 입장에서 그의 신작은 출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그의 작품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지역 사회와 대중들에게 문학을 알리려 한다"고 전했다.

1976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한 김사람 시인은 2008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으로 '나는 이미 한 생을 잘못 살았다' '나는 당신과 아름다운 궁에서 살고 싶었을 뿐이다' 등을 출간했다. 어린이 소설 '은하'와 동시집 '학교짱의 전설'도 출간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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