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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던 중 야유를 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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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유력 대권 주자들이 정치 아젠다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언급하는 등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는 42분간 '성장'을 29번 언급하며 실용주의를 강조했고 △30조원 추경 △연금개혁 △주4일제 등 정치권 화두를 꺼내 들며 여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우클릭' 행보로 약해졌다는 기본사회에 공약도 재차 언급하며 이를 성장과 결합해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을 강조했다.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 대개혁을 완성하는 것이 '잘사니즘'의 핵심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공공주택과 지방SOC,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위한 추가 투자를 언급하면서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주4일제를 제시하면서 정년연장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OECD 국가 중 장시간 노동 5위로 OECD 평균보다 한 달 이상 더 일한다"며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권내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대표의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반도체 특별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하는데 지금 안 하고 있다. 일하겠다는 것도 못 하게 막으면서 먹사니즘, 잘사니즘은 뭔가"라며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너무나 다르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가 주4일 근무 국가를 주장한 데 대해 "현재 근로 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는 게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인가, 아니면 지금 너무나 많은 기업이 해외로 탈출하는 게 문제인가"라고 되묻고 "해외 기업이 투자를 안 하고 우리 기업이 많이 탈출하고 있다. 주4일제가 우리 국민과 경제, 젊은이들 일자리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깊이 숙고해달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가 대표연설을 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 대표가 연설 도중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자살골"이라며 야유를 보냈고, 이에 민주당에서는 "예의를 지켜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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