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명태균씨 녹취 파일, 또다시 정치권에 회오리바람 예고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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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3  |  수정 2025-02-14 07:30  |  발행일 2025-02-14 제5면
명태균 씨 측 "140명 이상 전현직 국회의원과 관계를 맺었다" 주장

민주당 명씨 음성 담긴 추가 녹취 공개하며 여권 압박

명씨 SNS에 오세훈, 홍준표 끝장내겠다 분노 드러내

洪 "여론조작범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 吳 "빠른 수사 통해
잠잠했던 명태균씨 녹취 파일, 또다시 정치권에 회오리바람 예고
야6당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명태균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분위기로 잠잠했던 명태균씨 녹취 파일 등이 또다시 정치권에 회오리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명씨 측은 140명 이상의 전현직 국회의원과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된 녹취를 공개하며 여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명씨 측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13일 한 매체에서 명씨 휴대폰인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을 한 결과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명태균 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며 "가히 명태균 사단이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명 씨가 명태균 사단 감별법도 알려주더라"며 "이번에 명태균 특검에 반대하거나 대답 안 하고 도망가는 사람들은 모두 명태균 사단이라면서 도망가는 의원을 알려주면 명태균 씨가 그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려주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지난 11일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한 데 이어 12일 국회 법사위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속도전에 나선 민주당은 추가 음성 녹취를 공개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13일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합류하는 데 명태균 씨가 영향력을 끼쳤다는 명씨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녹취 공개 배경에 대해 "원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를 가리켜 '헌법도망소' '재판 독재'라며 공격했다. 극우가 판치는 정국에 편승하면서도 윤석열 파면 이후를 노려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얕은 꾀에 불과하다"며 "이런 원희룡도 '명태균 친분설'이 끊이지 않았음을 환기하기 위해 녹취를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장관은 창원국가산업단지 의혹과 관련해 '명태균 소통설'이 제기됐으나 부인해 왔고, 지난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땐 명 씨와 접촉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명씨 본인도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을 끝장내겠다며 분노의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명씨는 SNS에 "누구 덕에 서울시장, 대구시장에 됐는데 면회는 못 올망정 내가 구속되니 고소했다"며 "이렇게 된 이상 참지 않겠다고 했다. 세 치 혀로 국민들은 속여도 하늘은 못 속인다. 그렇게 떳떳하면 '명태균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혀라"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명태균 같은 사기꾼 여론조작범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어제(11일) 명태균과 그 변호사를 추가 고발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도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일개 범죄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정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놔두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빠른 수사를 통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검찰에 촉구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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