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거점학교·IB로 교육메카 변신

  • 김종윤
  • |
  • 입력 2025-02-17  |  수정 2025-02-17 16:07  |  발행일 2025-02-17 제11면
■ 소멸위기 군위교육 살리기 프로젝트

시교육청, 올 203억 예산 투입

교육·환경개선 등 IB도입 노력

군위택시와 MOU 원거리 지원

어울림 프로그램으로 적응 도와

군위, 거점학교·IB로 교육메카 변신
2023년 10월 열린 군위초 어울림 한마당에서 학생들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대구시교육청 제공>

2023년 7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됐다. 행정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통합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교육 분야는 '핫이슈'다.

군위는 전국에서 인구 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초·중·고교 학생 수는 847명이다. 거점학교인 군위초와 군위중·고교를 제외하면 현재 군위 내 학교당 전교생 수는 평균 20~40명이다. 5년 뒤에는 대부분 전교생 수가 10명 수준으로 감소하는 사태를 맞게 된다.

시교육청은 소멸 위기에 놓인 군위교육을 살리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별로 소수인 학생을 한곳으로 모으는 '거점학교'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거점학교에는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을 도입해 '교육의 메카'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군위, 거점학교·IB로 교육메카 변신
2024년 12월 학습자 주도성 향상을 위한 IB PYP 후보학교 탐구 발표회에서 한 학생이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거점학교와 IB

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 군위 교육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군위초·중·고 거점학교 중심 교육도시'라는 방안을 발표했다. 거점학교에 IB 교육과정을 도입해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거점학교의 조기 정착을 위해 올해 총 203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세부적으로는 △교육사업비 17억원(IB 프로그램 운영·국외현장체험학습·어울림프로그램 등) △환경개선비 180억원(군위초·중 교사 증축 등) △기타 지원사업비 6억원(교육복지지원·통학차량운영 등)이다.

먼저 군위초·중·고교에 대규모 시설 개선 공사를 추진한다. 군위초는 공간 재구조화(구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통해 전면 리모델링된다. 지능형 과학실과 급식실 현대화, 스마트 모둠학습실 등을 갖춘다. 군위중은 기존 중고병설학교에서 기숙사를 갖춘 단설 중학교로 전환된다.

IB 도입을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교육 전문 교사를 공모해 우수 교원을 유치한다. IB 월드스쿨, 교실수업개선 연구학교 등 우수한 역량을 지닌 교사들을 뽑아 군위초·중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IB 학교는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로부터 'IB기초→IB관심→IB후보→IB월드스쿨'의 공인 단계를 거치게 돼 있다. 최근 군위초는 후보학교, 군위중·고등학교는 관심학교로 각각 인증받았다.

◆거점학교의 필요성

일부 학부모들은 거점학교의 문제점으로 원거리 통학 문제, 소규모학교에서 전학한 학생들의 교육격차, 학교적응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해당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군위교육지원청은 학생 통학 상담 및 즉시 지원을 위해 '전학 및 통학지원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학생 거주지에 따라 통학버스를 재배치하고 경유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학 택시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시교육청, 군위개인택시지부, 군위군청과 통학 택시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학생 맞춤형 통학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소규모학교 학생들이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년별 체험학습 운영 및 연합체육대회 등 어울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거점학교 전입생을 위해 1~2월 중 군위 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연합캠프와 비포스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현재 군위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환경 조성에 어려움이 많은 지역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군위지역 학생 수는 총 847명(초등학생 361명·중학생 238명·고등학생 248명)이다. 10년 전인 2014년(1천253명)과 비교하면 32%(406명)가 감소했다. 2030년에는 679명으로 예상돼 소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예정이다. 학교 수는 모두 12곳으로 초교 7곳, 중학교 4곳, 고교 1곳이다. 이중 의흥초 석산분교는 지난해 10월 휴교에 들어갔다. 우보초와 의흥중도 다음달부터 휴교 예정이다. 최근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정책에도 학생 수가 지나치게 적어지는 현상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 수가 소수이면 다양한 교육 활동 운영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소규모학교 학생들은 학생 간의 상호작용 부족으로 인해 사회성 발달, 리더십 개발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학생들로 그룹을 구성하는 것부터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부족해진다.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거나 갈등 해결, 리더십 개발 등 체험해 보지 못하게 돼 여러 한계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투트랙 전략

군위지원청은 지난해 10월 통학구역 확대 운영을 통해 소규모 초등학교 학생들이 거주지 변경 없이 전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후 11월에는 우보초 전교생 4명이 군위초로 전입학했다. 이어 지난 1월13일에는 의흥중 전교생(9명)이 모두 군위중으로 전학했다. 군위지원청은 학생들의 개별상황과 여건에 따라 기숙사 입소나 통학 차량을 제공하고,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군위초·중 외에 다른 학교도 필요하다'는 학부모, 주민들의 의견도 반영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대구에서 가장 가까운 부계초·중학교를 존치한다. 중학교는 특성화학교로 지정해 대구로부터 역유입을 가능하도록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군위초·중·고 거점학교 IB 이음교육'과 '부계초·중 특성화 교육'이라는 두 축으로 군위지역 교육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김두열 군위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초·중·고 연계 IB 교육과정을 통해 또래 간 협력학습을 강화하겠다. 다양한 교육적 혜택을 누리면서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적정 규모의 학교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기자 이미지

김종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