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하늘양을 살해한 교사의 신상이 최근 공개됐다. 교직 경력 20년차인 48세 명재완씨다. 머그샷을 통해 드러난 명씨의 표정은 (당연하겠지만) 꽤 우울하고 슬펐다. 그렇지만 얼굴 자체는 평범했다. 정신질환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경찰은 명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범행동기와 그간의 조사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살인'에 대한 의문점이 모두 해소되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경찰에 따르면 명씨는 처음에는 자살하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꿔 타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명씨는 체포된 직후에 "어떤 아이든 상관 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돌봄교실에서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범행을 위해 명씨는 흉기를 직접 샀고 과거 살인 기사도 검색했다. 명백한 계획범죄다. 가장 궁금한 건 범행동기다. 이에 대해 경찰은 명씨가 7년간 앓아왔던 우울증과 범행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했다. 또한 명씨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도 아니었다. 이처럼 정신은 멀쩡했던 명씨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심리학 용어로 '분노의 전이(轉移)'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명씨가 가정불화, 직장 생활과 자기에 대한 불만으로 쌓인 분노·스트레스를 약한 상대에게 표출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가 맞다면 명씨 범행과 우울증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이는 우울감을 겪는 교사를 사실상 교단에 서지 못하게 하는 '하늘이법'이 타당한지를 의심케 한다. 섣부른 '하늘이법'이 되레 교사들의 분노와 스트레스만 키울 수 있어 걱정된다. 학교에서 또 다른 분노의 전이가 생길 수 있어서다. 허석윤 논설위원
경찰에 따르면 명씨는 처음에는 자살하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꿔 타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명씨는 체포된 직후에 "어떤 아이든 상관 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돌봄교실에서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범행을 위해 명씨는 흉기를 직접 샀고 과거 살인 기사도 검색했다. 명백한 계획범죄다. 가장 궁금한 건 범행동기다. 이에 대해 경찰은 명씨가 7년간 앓아왔던 우울증과 범행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했다. 또한 명씨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도 아니었다. 이처럼 정신은 멀쩡했던 명씨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심리학 용어로 '분노의 전이(轉移)'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명씨가 가정불화, 직장 생활과 자기에 대한 불만으로 쌓인 분노·스트레스를 약한 상대에게 표출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가 맞다면 명씨 범행과 우울증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이는 우울감을 겪는 교사를 사실상 교단에 서지 못하게 하는 '하늘이법'이 타당한지를 의심케 한다. 섣부른 '하늘이법'이 되레 교사들의 분노와 스트레스만 키울 수 있어 걱정된다. 학교에서 또 다른 분노의 전이가 생길 수 있어서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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