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10명 업고 대피 印尼 선원, 장기체류 길 열렸다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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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3  |  수정 2025-04-03 08:11  |  발행일 2025-04-03 제6면
법무부, F-2 자격 부여 검토

영덕 경정3리서 인명 구조

마을 주민 "좋은소식" 반겨
어르신 10명 업고 대피 印尼 선원, 장기체류 길 열렸다
법무부는 지난 1일 거센 산불 속에서 10여 명의 경정3리 해안마을 어르신을 구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수기안토(31)씨에게 장기체류 자격(F-2 ) 부여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경북 산불 당시 거센 불길 속에서 10여명의 마을 주민을 구한 인도네시아 국적 수기안토씨 (영남일보 2025년 4월 1일 5면 보도)가 한국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무부는 지난 1일 공지를 통해 "해당 외국인이 다수 인명을 구조한 공로를 고려해 F-2 자격 부여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기 거주 자격(F-2)은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를 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했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 부여할 수 있다.

수기안토(31)씨는 8년 전 취업비자로 입국해 영덕군 경정3리에서 자망(대게잡이)선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밤 11시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정3리 해안마을까지 번지자 어촌계장 유명신(51)씨, 마을이장 김필경(57)씨와 함께 잠이 든 어르신들을 깨워 약 300m 떨어진 방파제까지 대피시켰다. 당시 수기안토씨는 어르신들의 집집마다 뛰어다니며 "불이 났다" "빨리 대피해야 한다"라고 외치며 80~90대 어르신 10명을 등에 업고 뛰거나 부축해 피신을 도왔다.

마을 이장 김씨는 "법무부 소식을 듣고 주민 모두가 자기일처럼 좋아하며 기뻐하고 있다. 그는 심성이 착하고 순해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우리마을이 큰 산불 피해를 당했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마을 분위기가 괜찮다"고 고마워 했다.

어촌계장 유씨도 "가족같은 친구라서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이번 소식을 반겼다.

한편, 주한 인도네시아 젤다 울란 카르티카대사는 지난 1일 수기안토씨와 전화를 통해 직접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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