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지난11일 예천초등학교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에 참관했다. <경북교육청 제공>
11일 오전, 경북 예천초등학교 4학년 교실 뒷벽에는 학생들의 종이 미술 작품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하지만 책상 위 풍경은 사뭇 달랐다. 아이들은 연필 대신 전용 펜슬을 쥐고 태블릿 화면을 계속 응시했다. 수학 시간, 한 학생이 문제 풀이 과정에서 막히자 화면에는 즉각 '힌트 보기'와 함께 유사한 난이도의 보충 문항이 생성됐다. 칠판 앞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일방향 수업이 학생 개별 모니터에서는 각기 다른 학습 속도에 맞춘 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이날 예천초를 방문해 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실제 수업에 녹아든 현장을 참관했다. 현장에서는 영어와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AI 분석 기능이 가동됐다. 학생들은 실시간 피드백을 받으며 각자의 학습 데이터가 축적되는 과정을 체험했다. 수업을 마친 교사는 "채점과 학습 수준 분석이 자동화되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출 시간이 늘었다"며 "인터페이스가 게임처럼 직관적이라 아이들이 학습을 놀이처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초·중·고교의 약 57%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신청해 수업에 활용 중이다. 도입을 주저하던 학교들도 최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 신청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경북교육청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역 교육지원청마다 '테크매니저'와 '디지털 튜터'를 상주시키고 있다. 기기 오작동이나 네트워크 장애 시 교사가 수업을 중단하고 수리에 매달려야 했던 초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다.
학부모 김민정(40)씨는 "집에서 아이가 태블릿으로 공부하는 걸 보며 막연한 걱정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공인된 콘텐츠로 맞춤형 학습을 한다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임 교육감은 참관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교사들이 겪는 실제적인 고충과 인프라 개선 요구를 청취했다. 경북교육청은 현재 가동 중인 '수업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오는 4월 말 과목별 교사 선도팀을 꾸려 현장 맞춤형 활용 모델을 정립할 계획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 모두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를 열어주는 도구"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피로도를 낮추고 지원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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