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본격 시작됐지만, 흥행은 “글쎄요” 맥빠진 양당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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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7 17:48  |  발행일 2025-04-17
국민의힘 한덕수 차출론이 당내 주자들 압도
민주 어대명 구도에 경선 사라진 모습
여당은 혼선만, 야당은 변수 차단에 경선 흥행 참패
대선 레이스 본격 시작됐지만, 흥행은 “글쎄요” 맥빠진 양당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대선 레이스 본격 시작됐지만, 흥행은 “글쎄요” 맥빠진 양당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6·3 장미대선 경선이 닻을 올렸지만, 거대 양당 모두 시작부터 김 빠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에선 '한덕수 차출론'이 부상하면서 주자들의 정책과 행보를 압도하는 모습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구도에 사실상 흥행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조기 대선을 47일 남겨둔 17일 국민의힘에서 경선 흥행은 한덕수 차출론에 가로막힌 형국이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언급되던 한 권한대행 차출론은 국민의힘 성일종, 박수영 의원 등이 앞장서서 지지를 나타내며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급변하는 대외 여건을 헤쳐갈 외교·통상 분야의 전문성 등을 언급하며 한 대행을 띄우고 있지만, 기저에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만으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하기 벅찰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은 20명 가까이 됐던 후보군이 8명으로 압축됐지만 이 후보와 맞설 '한 방'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모든 후보들의 지지율이 '도토리 키재기' 수준에 머물면서 “이대로면 결국 어대명"이라는 우려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선 결국 한 대행 출마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후보가 8명으로 압축됐지만, 아직까지 한 대행 차출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작 한 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흥행을 막고 있는 원인이다. 한 대행은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달 4일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16일 이틀 연속 호남과 영남의 산업 현장을 찾았다. 미국발(發) 통상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지만 출마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 상황도 비슷하다. 민주당 후보들은 경선 시작 후 처음 한 자리에 모여 깨끗한 경선을 위한 서약서 서명을 하며 본격적인 경선 시작을 알렸지만, 사실상 이 대표에게 기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한방이 없어 보인다. 현재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득표율과 권리당원 투표율만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이번 경선에서 권리당원과 일반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 경선 흥행 참패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에는 국민선거인단 규모에 따라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달라지는 변수가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변수 자체를 상당 부분 차단하면서 김 빠진 경선이 됐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서 변수를 만들어내야 하지만, 혼선만 빚는 상황이고, 민주당은 변수를 차단해 흥행을 버린 격"이라며 “지금 양당의 경선에는 절박함도 재미도 없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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