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17일 대전시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대구 웹툰 작가·기업 이재명 후보 만나 지역 콘텐츠 살릴 대책 촉구한다
대한민국 웹툰 산업이 연 매출 1조5천억 원 시대를 열었지만, 지역 현장의 창작 생태계는 불법 유통과 AI 침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화와 대형 플랫폼 중심의 IP(지식재산권) 독점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구지역 중소 스튜디오와 작가들이 생존권을 건 제도적 안전망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시간 차단 불가능한 '8천억'의 도둑 시청
18일 대구 북구 대현도서관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지역 업계가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불법 유통의 실질적 차단'이다. 현재 웹툰 불법 시장 규모는 약 8천427억 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합법 시장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접속 차단 심의에만 평균 2주가 소요되는 사이, 유료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복제되는 구조적 허점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경북대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정영진씨(23)는 "SNS 광고를 타고 들어간 사이트에서 최신 유료 회차를 결제 없이 봤다"며 일상화된 불법 소비 경로를 언급했다.
이러한 무분별한 유입은 창작자의 수익원을 직접적으로 차단한다. '스튜디오 안'의 안효진 대표는 "유통망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창작자들의 몫"이라고 성토했다. 최영지 작가 역시 자신의 신작이 공개 직후 불법 사이트에 게시된 사실을 확인하고 정신적·경제적 타격을 입었음을 밝히며 현행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AI 학습 데이터 '무단 도용'에 꺾이는 창작 의지
기술 발전이 불러온 저작권 공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AI가 작가의 고유한 화풍을 무단 학습해 유사한 결과물을 산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나 가이드라인은 전무한 상태다.
대구 중구의 개인 작업실에서 활동하는 30대 작가 박성현씨는 "내가 수 개월간 연구한 선의 느낌과 색감을 AI가 단 몇 초 만에 복제해내는 것을 보면 허탈하다"고 전했다. 박 작가는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도덕적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노블코믹스' 편중과 자본 진입장벽의 심화
시장 구조의 급격한 변화 역시 지역 업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웹툰 시장이 검증된 소설을 각색하는 '노블코믹스'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억 원대에 달하는 인기 IP 판권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기업들만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본력이 약한 지역 기업들은 독창적인 신규 창작물 제작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효진 대표는 "시장 경색으로 인해 지역 내 새로운 창작 시도가 끊길 위기"라며 글로벌 콘텐츠 대기업의 지역 투자 유치와 중소 스튜디오를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글로벌 콘텐츠 업계와 지역 웹툰 기업 및 작가들은 18일 대구를 찾는 이 후보와 북구 대현도서관에서 만나 콘텐츠의 불법 온라인 유통 문제와 근절을 위한 법개정을 등을 논의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등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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