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교 대경미래혁신포럼 대표·대구대 전 총장직무대행
인간의 영리 활동 범위가 마침내 지구 성층권을 넘어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냉전 시대 군사·정치적 과시 수단에 머물렀던 우주 개발은 급격한 비용 절감과 규제 완화에 힘입어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공학을 넘어 우주를 새로운 시장과 공급망으로 설계하는 '우주경영학'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주경영의 전환점은 발사체 재사용 기술이 가져온 운송 비용의 급감이다. 1㎏당 수만 달러에 달했던 궤도 수송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며 진입 장벽이 낮아지자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는 민간 중심의 뉴스페이스(New Space)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SpaceX가 압도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세계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우주산업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의 시장임을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구상과 민간 우주관광 역시 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위성통신과 데이터 산업이다. 초소형 위성이 보내오는 영상 데이터는 농업 생산량 예측과 물류 추적, 재난 대응에 활용된다. 민간 우주정거장과 우주호텔은 관광을 넘어 의학과 첨단 제조업의 연구거점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달과 소행성 자원 개발, 우주 폐기물 제거 서비스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궤도 혼잡과 환경오염을 해결할 '우주 ESG' 기준 확립이 병행돼야 한다.
우주경영학이 한국 기업에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바로 '우주 문해력(Space Literacy)'의 확보이다. 제조업과 글로벌 IT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우주를 공학의 영역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과 연결해야 한다. 특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배터리, 로봇, 정밀소재 기술은 미래 우주 공급망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프롬 어스 투 스페이스(From Earth To Space)' 관점에서 기존 기술을 우주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전략적 시야가 요구된다.
제도 정비 역시 속도를 높여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우주 자원 개발 관련 법제를 마련하며 산업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우리도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민간 우주 자원 소유권을 보장하고 상업화를 촉진할 제도적 토대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산업혁명의 중심축이 바다에서 대륙으로, 다시 디지털 공간으로 이동했듯 다음 시장은 우주다. 미래 산업 경쟁력은 우주를 새로운 시장으로 읽고 경영하는 국가와 기업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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