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군부대 사칭 노쇼 사기가 구미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4일 구미시 남통동에서 삼계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OO보병사단이라고 밝히며 걸려온 한 남성의 예약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보급수송대대 김승우 중위라고 신분을 밝힌 이 남성은 다음날 가겠다며 삼계탕 70인분을 주문했다.
다른 지역에 있는 부대 예약에 일단 의심을 했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진짜 예약일 수 있다는 기대로 선금 결제 및 예약자 확인을 요구하자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의 사진과 군번이 있는 국방부 군인증과 부대 식품비 지불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식품 결제 확약서 공문을 전화 문자로 보내왔다. 선금을 공문으로 대신했지만, 믿을 수 있는 군부대이고 자신의 얼굴과 군번까지 밝힌 누가 봐도 정상적인 예약 전화였다.
하지만 30년 동안 자영업에 종사해 온 A씨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자는 생각에 예약 당일 방문하면 돌려주겠다 하며 선금을 요청했고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 전화는 받지 않았고 문자에 답도 없었다. A씨는 노쇼 사기임을 직감하고 인근 상인들이 함께하는 단체 카톡방에 이 사실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상가에는 직접 찾아가 자초지정을 설명해 주었다. 이후 이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연락이 이어졌다. 업종도 식당뿐만 아니라, 꽃집, 과일가게 등 다양했다.
A씨는 “이런 사기행각은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두 번 울리는 행위"라며 “부대 공문에 자기 이름과 군번 군인증까지 보내는데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산불 진화 및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경북으로 왔다며 군부대를 사칭한 노쇼 사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영업자들 사이에 이 내용이 공유되면서 아직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도 수상한 예약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예약자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한편 최근 광주광역시, 충북 충주, 강원도 양양 등 전국적으로 군부대 사칭 노쇼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박용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