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이어지면서 '보수 빅테트론'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보수 후보들의 대대적인 통합이 일어난다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압박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보수 정치권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41%로 나타나면서 '보수 빅텐트' '반이재명 빅텐트'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28일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42%가 이재명 후보를 택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11%로 뒤를 이었고, 국민의힘 한동훈(9%)·홍준표(8%)·김문수(7%) 대선 경선 후보·개혁신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3%)·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2%)·유승민 전 의원(1%) 등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범보수권의 지지율을 합할 경우 민주당 이 후보와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진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이 후보(42%)와 범보수 후보(41%)들의 지지율을 합하면 접전 양상이다. 물론 빅텐트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지만, 실현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최근 빅텐트론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먼저 출마를 저울질했던 한 대행은 조만간 공직에서 물러나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 대행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총리실의 일부 정무직 참모들은 이달 내 사퇴해 소수 정예 캠프를 꾸릴 것으로 전해졌고 총리실 손영택 총리비서실장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보수 대권 주자들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받아들인 상황이기 때문에 빅텐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범보수권에서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개혁신당 이 후보와 유 전 의원과의 통합이 필수지만 이들은 빅텐트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이기 떄문이다. 다만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점은 빅텐트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고문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 통합, 세 가지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는 협력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언급된 여론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 응답률은 20.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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