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경선에 탈락 후 정계은퇴 의사를 밝힌 홍준표 후보가 발표장에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재도전을 위해 대구시장직을 내려놓았던 홍준표 전 시장이 경선 탈락과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거처를 서울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대구를 '정치적 고향'이라 치켜세우며 표심을 공략했던 그간의 행보와 달리, 퇴임 일성에서 지역에 대한 감사 인사를 생략하면서 대구 민심은 배신감과 자조 섞인 비판으로 들끓고 있다.
29일 홍 전 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30여 년의 정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조기 졸업' 소식을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향후 행보를 못 박았다.
주목할 점은 메시지의 구성이다. 대선 경선 참여를 위해 지난 4월 11일 시장직을 중도 사퇴하기까지 약 34개월간 대구 시정을 이끌었음에도, 정작 은퇴를 공식화하는 마지막 글에 '대구'나 '대구시민'이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구는 저를 키워준 고향이자 정치적 동지"라며 지지를 호소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홍 전 시장의 거취 표명 직후 지역 정치권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날을 세웠다. 강민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압도적 지지로 시장을 만들어준 시민들에게 '송구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것이 염치 있는 정치인의 행동이냐"고 직격했다.
김현권 전 의원 역시 중앙 정치권 인사가 필요할 때만 지역 연고를 활용하고 떠나는 고질적인 행태를 비판하며, 이를 보수의 정체성으로 포장해온 지역 정서에 씁쓸함을 표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냉담하다. 특히 재임 기간 14억 5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한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건립 등 이른바 '보수 성지화' 작업이 결국 본인의 대권 가도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직전까지 대구시장이었던 분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 "결국 잠실 아파트 주민으로 돌아가는 것이 본모습이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홍 전 시장의 서울 복귀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 아파트를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대구시장 재임 중에도 생활의 근거지는 사실상 서울에 두고 있었다는 객관적 지표다.
1996년 15대 총선으로 정계에 입문해 5선 의원과 경남도지사 재선, 두 번의 당 대표를 거친 그는 이번 대선까지 총 세 차례 대권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최종 경선 탈락과 함께 대구와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어내며 정치 인생의 막을 내리게 됐다.
현재 대구시는 시장 공석에 따라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 중도 사퇴에 따른 행정적 공백과 보궐선거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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